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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첫 정부 주관 기념식 앞둔

노동일 기념사업회 공동의장

“민주화 역사 바로 세우는 계기”

“대구 고등학생과 시민이 주축을 이뤘던 2·28민주운동은 4·19혁명의 도화선이자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입니다.”

23일 노동일(70·사진) 2·28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공동의장은 오는 28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처음으로 정부주관 기념식이 열리는 것에 대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뒤 58년 만에 정부 주관 기념식이 열리게 된 것은 한국 민주화운동 역사를 바로 세우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28민주운동은 광복 이후 최초의 민주화운동”이라며 “경북고와 대구고, 경북여고 등 8개교 1720여 명과 시민 등 2000여 명이 불의와 선거 부정에 항거해 자발적이고, 조직적으로 일으킨 학생민주화운동으로 3·15의거와 4·19혁명의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2·28민주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상생공영의 제2 민주주의 횃불을 들자”고 제안했다.

노 의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비 오는 날 대선 출정식을 한 곳이 바로 2·28민주운동기념탑”이라며 “58년 전 고교생으로 시위에 참여했던 70대 중반의 2·28주역 1000여 명이 생존해 있어 일부가 이번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념식에는 당시 시위 참여 고교 남녀 학생 대표 결의문 낭독과 16명의 학생대표 참배 및 학생들의 민주운동 재현행사, 2·28노래비 제막식 등이 거행된다.

노 의장은 “당시 시위 참여 고교생들의 일기장을 보면, 죽을 수도 있다는 비장한 각오를 담고 있었다”면 “대구가 민주주의 성지라는 사실을 요즘 젊은이들은 물론 기성세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승만 정부는 2·28 하루 전 대구 고교생들을 강제 동원해 자유당 유세장에 가게 한 대신, 야당인 장면 부통령의 유세가 열린 2·28 일요일에는 단체로 ‘토끼사냥’‘영화 구경’ 행사를 마련해 유세장에 못 가게 막았다”며 “자유당 정부의 관권 부정선거가 시위를 촉발시켰다”고 회고했다.

이번 기념식에는 2·28민주화운동 주역인 고 이대우 선생의 배우자 김향선 씨, 3·15의거를 촉발시킨 고 김주열 열사의 동생 김길열 씨, 4·19혁명을 이끌었던 고 이기택 전 총재의 배우자 이경의 씨,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고 김재평 선생의 딸 김소형 씨, 6·10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던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 등 민주주의의 여정에서 희생하고 헌신한 5대 민주화운동 주역의 유족들이 애국가를 선도하는 행사도 열린다. 대구 출신인 노 의장은 경북대 총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대한정치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