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대여투쟁 총력‘승부수’
보수결집·당내분란 불식 기대

민주당 ‘한국당=냉전세력’ 강화
“민생 버리고… 색깔론 물타기”

자유한국당은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정부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방남 수용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한국당은 김 통전부장 방남 수용 등 최근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체제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투쟁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어서 더불어민주당과의 ‘강 대 강’ 대결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이 끝내 천안함 46명 용사의 죽음을 외면한 채 살인전범 김영철을 감싸려 든다면, 우리는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체제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장외 투쟁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또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김영철을 받아들인 배경등을 명명백백히 밝혀내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안보 이슈를 고리로 한 이번 대여투쟁으로 분열된 지지층을 결집하는 한편, 당내 분란을 잠재우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 1부부장, 북한 응원단 방문을 계기로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규정하는 등의 대여공세가 20∼30대 젊은층과 50∼60대 이상 노년층에 어필하면서 일부 보수 결집 효과를 가져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그간 숨죽여 온 50대 이상, 영남과 충청권 일부에서 결집 분위기가 뚜렷하다”며 “한국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대북 특사 파견 등 예정된 대북 이슈를 통해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공세를 ‘시대에 동떨어진 색깔론’이라고 맹비난하며 ‘한국당=냉전 세력’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행태는 국민을 부끄럽게 하고 국격을 떨어뜨렸다”며 “한국당이 민생을 버리고 장외로 나간 것은 평창올림픽을 색깔론으로 물타기 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김영철 방남에 대한 일부 국민의 우려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건 마찬가지지만, 대화를 통해 평화의 길을 넓히는 쪽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이번 북한 변수로 인해 부산·경남(PK)과 보수세가 강한 일부 수도권의 지방선거 판세가 흔들릴 경우 민주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