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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위반 비율 급증세
사법처리 대신 시정조치 그쳐
근로감독관 인원 부족도 원인

시각장애 4급인 A 씨는 한 운송업체 고객센터에 수습사원으로 취직했지만, 사업주는 A 씨에게 적합한 업무용 모니터를 제공하지 않았다. A 씨는 업주가 제공한 모니터를 억지로 사용하다가 망막에 구멍이 나는 상해를 입었다. 사업주는 A 씨에게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수습 탈락을 통보했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는 장애인 근로자에게 화면낭독·확대 프로그램, 무지점자단말기, 확대 독서기, 인쇄물 음성변환출력기 등 장애인보조기구의 설치·운영과 낭독자·수화 통역자 등의 보조인 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 취약계층을 고용한 사업장에서 노동 관련법 위반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처벌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고용노동부의 ‘노동 취약계층 고용 사업장의 근로감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청소년·외국인·여성 등 4대 노동 취약계층 고용 사업장 중 노동 관련 법을 위반한 업체 비율이 무려 80%대에 달한 반면, 사법 처리 비율은 고작 0.6%대에 불과했다.

노동 관련법 위반 비율은 2015년 45.89%, 2016년 72.90%, 2017년 80.48%로 매년 급상승하고 있다. 가장 취약한 계층은 장애인이다. 지난해 고용부가 근로 감독한 장애인 고용 사업장 202곳 중 무려 95.54%(193곳)가 관련법을 위반했다. 여성, 외국인, 청소년 고용 사업장 노동 관련법 위반 비율도 각각 88.65%, 83.74%, 78.96%에 달했다.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급증 배경으로 손꼽힌다. 지난 3년간 취약계층 고용 사업장 노동 관련 법 위반 건수 대비 사법 처리 비율은 2015년 0.31%, 2016년 0.34%, 2017년 0.65%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시정조치를 받는 데 그쳤다. 위반업체 시정조치 비율은 2015년 97.79%, 2016년 93.68%, 2017년 93.38%였다. 부실한 감독 역시 문제다. 지난해 근로감독관리 대상 사업장은 186만 개였지만, 근로감독관 정원은 1450명에 불과했다. 감독관 1명이 1300여 사업장을 감독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올해 감독관 565명을 증원하기로 했지만, 턱없는 수준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근로자 권리 구제가 우선이기 때문에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사업주에게 우선 시정조치를 내리고 이에 불응한 경우에만 사법 처리에 나서기 때문에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