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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트페어 현황은

1990년대가 비엔날레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 미술계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아트 페어(art fair)’다. 아트페어는 평균 50∼60개, 많게는 200여 개에 달하는 국내외 화랑이 모여 작품을 판매하는 미술 견본 시장이다.

국내에서는 1979년 미술 장터 ‘화랑미술제’가 첫 테이프를 끊은 이래 2015년 처음으로 40개를 돌파했다. 올 한 해 운영 예정인 아트페어만도 47개다. 그리고 초창기 아트페어에서는 그림 위주 작품이 거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3차원 조형물 아트페어를 비롯해 호텔 아트페어, 중저가 아트페어, 작가 주도 군집형 미술 장터, 공예 및 디자인 전문 아트페어 등도 등장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2016년도 기준 국내 전체 미술 시장 규모는 작품 거래 가격 기준 3965억 원이었고, 작품 거래 수는 3만3348점이었다.

이는 미술 시장의 주요 유통 영역인 화랑(437개), 경매회사(12개), 아트페어(47개)와 공공 영역인 건축물미술작품, 미술은행(정부미술은행), 미술관(223개)의 운영 현황, 작품판매 및 구입 현황 등을 조사·분석한 결과다. 그러면 아트페어가 미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 될까.

아트페어 시장 규모는 작품 거래 가격 기준 2015년 대비 62억 원 증가한 736억 원이며 아트페어 수는 47개로 전년 대비 6개가 늘어나 전체 아트페어 수와 작품 거래 금액 모두 2008년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전체 아트페어 작품 거래 금액 기준 평균 금액은 전년 대비 4.7% 감소했는데 이는 아트페어 작품 거래 금액의 규모가 2015년 대비 9.2% 증가한 데 비해 아트페어 수는 14.6%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국내 아트페어에 대한 평가 체계를 올해부터 도입한다. 이 제도는 아트페어의 관리와 질적 개선을 위한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도입하고, 다양한 지원책과 연계된 아트페어 지원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아트페어 평가는 참가 화랑 수, 관람객 수, 총판매액 등 서류심사를 통한 정량평가와, 운영조직의 전문성, 행사공간의 적정성 등 현장실사에 의한 정성평가로 구분되며, 결과는 점수별로 1∼5등급으로 분류된다. 문체부에 따르면 2017년 시범평가 결과 국내 최대 규모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1위, 지역을 대표하는 아트쇼부산과 대구아트페어가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특히 대구아트페어는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소개해 화랑의 순기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