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변압기 납품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는 효성그룹을 검찰이 압수수색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이문성)는 오전 9시 30분부터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를 압수수색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압수수색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날 효성그룹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발주한 고리 2호기 비상전원공급용 승압변압기 구매 입찰 담합 정황 때문이다.

앞서 공정위는 효성과 LS산전이 한수원이 2013년 1월 공고한 구매 입찰(계약금 3억6300만 원)에서 담합했다며 과징금 총 4000만 원을 부과하고, 효성그룹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기술평가위에 자사 직원을 상대방 직원인 것처럼 참여시킨 뒤 적격업체로 선정되면 높은 가격을 써내 탈락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LS산전은 낙찰이 불가능한 수준인 예정가격의 124%에 해당하는 4억6200만 원을 적어서 냈다. 결국 효성이 입찰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LS산전이 평가위에 담합 사실을 상부에 들킬 수 있다며 담합에서 빠지려고 하자, 효성 측이 자사 직원을 대신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는 이번 입찰이 실무자급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공정위는 효성에 과징금 29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고, LS산전에는 과징금 1100만 원을 부과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