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업체들 잇단 주장

인터넷 연결 안된 문서도 빼내
CNN “삼성·현대·LG 등 대상”

일명 ‘리퍼(Reaper)’로 불리는 북한 해킹조직 APT37이 남한의 기업과 단체, 언론인을 상대로 무차별적 해킹을 해온 것으로 20일 조사됐다. 특히 북한은 APT37을 포함한 이른바 미로·침묵·별똥 천리마 등 3대 세부조직을 활용, 일본과 베트남뿐 아니라 중동 국가까지 해킹하면서 전 세계적 위협이 되고 있다.

사이버 보안업체 파이어아이는 이날 공개한 ‘APT37:간과된 북한 행위자’ 보고서에서 “APT37의 해킹 공격이 갈수록 확장되고 정교해지고 있으며, APT37은 북한의 국가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해킹조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APT37이 공격한 남한 기업·단체·개인에는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글로벌 기업에 든 한국 기업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남한의 ‘보석’ 같은 기업들이 공격 대상이었다는데, 이 기준에 맞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현대, LG전자 등”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사이버보안 업체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 이날 “APT37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매우 정교해서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컴퓨터에서도 문서를 훔쳐갈 수 있으며, 주요 표적은 정부와 군대·금융·에너지·전기 분야”라고 밝혔다. APT37은 남한뿐 아니라 북한 인권 관련 사업과 연계된 일본의 단체, 베트남 무역회사의 임원 및 자문위원, 북한에서 사업하는 중동국가 기업에서도 정보를 해킹해왔다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전했다.

파이어아이 등에 따르면 APT37은 북한의 평일 근무시간에 맞춘 오전 11시∼오후 3시 집중적으로 해킹 공격을 한다는 점에서 평양에 기반을 둔 해킹조직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사이버안보 전문가들은 북한 해킹조직을 해외은행·회사를 공격하는 라자루스(Lazarus·A팀), 한국을 공격하는 APT37(B팀), 이메일을 해킹하는 C팀으로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APT37을 ‘라자루스’의 미로·침묵·별똥 천리마 등 3대 하부조직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APT37은 정보 탈취가 임무인 ‘미로 천리마’이며, ‘침묵 천리마’와 ‘별똥 천리마’는 각각 파괴적 해킹공격과 금융시스템 해킹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