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사업자 경영난 호소에
勞, 주휴수당 산입 유력검토
4월 교체 공익위원도 변수

문재인 정부 핵심 위원회 중 하나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 놓인 난관이 ‘첩첩산중’이다.

노사 위원들 간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쟁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 대부분 임기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물리적인 시간 맞추기도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임위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편 논의를 이어갔다. 위원들은 상여금, 주휴수당 등의 최저임금 포함 여부를 두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현재 최임위 앞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현안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여부로, 상여금을 제외한 주휴수당 등 나머지 수당이 산입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용자 위원 측은 현행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협소해 상여금을 비롯해 교통비·숙식비 등 각종 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근로자 위원 측은 상여금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면, 낮은 기본급에 상여금 비중이 높은 임금체계부터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저임금 급등에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영세 사업주들이 주휴수당이라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근로자 위원 측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인 탓에 25명 위원 임기가 만료되는 4월까지 접점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현재 노동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사용자 위원 측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도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다”며 상여금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근로자 위원 측은 상여금을 산입범위에 포함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의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임위 관계자는 “근로자 위원도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하는 데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상여금은 이번 위원 임기 내에 노사 간에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저임금 심의에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공익위원 구성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변수다. 4월 23일 임기 만료를 앞둔 공익위원이 9명 중 8명이다. 재계는 친 노동 성향 정부에 맞춰 친 노동 성향 인사가 대거 선임돼 최임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재계 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가 공익위원을 맡아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렇게 자리를 차지한 공익위원이 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균형 있는 판단을 내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