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反北시위 ‘묘수찾기’

설 연휴에도 보수단체들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보이콧’ 시위는 계속됐다. 특히 인공기를 불태우는 행위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보수단체 회원들을 소환 조사하겠다는 경찰의 방침이 알려지자 집회 참가자들은 불 없이 연기만 피우는 방식까지 고안해냈다.

대한애국당과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 200여 명은 지난 17일 강원 강릉역 앞에서 ‘김정은 장례식 태극기 문화제’를 열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관을 운구하며 곡을 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나무로 만들어진 관에 불을 지르는 기존 방식 대신 연막장치를 관 속에 놓아 사실상 불을 붙인 것과 같은 효과를 노렸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불만 붙이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 “연기만 피울 것인데 이것도 잡아갈 거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집회에서 인공기 등을 태울 경우, 집시법 16조에서 규정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기구를 휴대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나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 등에 해당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공기 화형식 퍼포먼스’를 적극적으로 막았던 이유는 자칫 화재로 번질 위험이 있는 등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며 “허가받은 집회에서 연기만 피운다면 딱히 이를 저지할 만한 법적 근거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홍모(24) 씨는 “이미 북한 예술단도 돌아가고 없지 않으냐”며 “남은 일주일 동안 정치적 시위를 자제하고 다 같이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