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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국방부 기구 만들어
軍에 불리한 자료 은폐·왜곡”

5·18 특별조사위원회는 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명령자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조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헬기 사격 명령 계통에 황영시 당시 계엄사령부 부사령관, 김재명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 김순현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 전투발전부장 등이 포함돼 있다.

특조위는 헬기 사격 명령과 관련, “계엄사 부사령관 황영시는 5월 23일경 전교사 부사령관 김기석에게 ‘미온적인 충정작전으로 광주사태를 수습하려 하지 말라, 전차와 무장헬기를 동원하여 강경하게 충정작전을 실시하라, 전차는 기갑학교에 있는 것을 투입하고, 무장헬기는 UH-1H 10대, 500MD 5대, AH-1J 2대 등을 투입하여 신속히 진압작전을 수행하라’는 취지의 명령을 하는 등 5월 20일부터 5월 26일까지 4회에 걸쳐 김기석에게 같은 내용의 구두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또 “육본 작전참모부장 김재명도 5월 23일 소준열 전교사 사령관, 김기석 부사령관 등에게 ‘왜 전차와 무장 헬리콥터를 동원하여 빨리 광주사태를 진압하지 않고 그렇게 미온적으로 대처하느냐’고 질책하는 등 사격 명령을 하달했다”고 발표했다.

특조위는 이어 “계엄사 부사령관 황영시 등은 5월 22일경 전교사 전투발전부장 김순현에게 ‘무장헬기 코브라 2대를 광주에 내려보내니 광주 시내에 있는 조선대학교 뒤쪽의 절개지에 위협 사격을 하라’고 명령했다”면서 이어 “김순현은 5월 22일경 103항공대장 이○부에게 ‘코브라로 광주천을 따라 위협 사격을 하라’고 명령하고 506항공대장 김○근에게 ‘광주천에 무력시위(헬기 사격)를 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무장 폭도들에 대하여 핵심점을 사격 소탕하라 △상공을 비행 정찰해 버스나 차량 등으로 이동하면서 습격·방화·사격하는 집단은 지상부대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사격 제압하라 등 구체적인 ‘헬기 작전계획 실시지침’이 5월 22일 08시 30분쯤 전교사에 하달됐다고 밝혔다. 전교사 하달 ‘경고문’에는 ‘무장을 한 자나 사격을 하는 자는 사살하고 계속 저항하는 자는 집중사격’을 하도록 지시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특조위는 또 “5월 22일 103항공대장 이○부 등 조종사 4명은 AH-1J 코브라 헬기 2대에 발칸포를 500발씩 싣고 광주에 출동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20사단 충정작전 상보 첨부 자료에 의하면 103항공대는 5월 23일 전교사에서 발칸포 1500발을 수령했기 때문에 코브라 헬기에서 발칸포를 사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결론 내렸다.

특조위는 1985년 6월 안기부가 주도하는 범정부 차원의 기구인 ‘광주사태진상규명위원회’가 조직되고 1988년 국방부 산하에 ‘5·11연구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군에 불리한 자료를 은폐·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