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3軍 합동진압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 당국이 헬기 사격 외에 공군과 해군까지 동원하는 광주 진압 계획을 마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과 공군, 해군(해병대)이 공동의 작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3군 ‘합동작전’을 진행했던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5·18 당시 공군은 수원 제10전투비행단 F-5 전투기와 경남 사천 제3훈련비행단 A-37 공격기에 각각 MK-82 폭탄을 이례적으로 장착한 채 대기하고 있었다. 공군은 공수부대와 20사단 병력 중 일부, 군수품 등을 광주로 공수한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공군이 육군본부의 요청을 받아 광주 일원에 대한 항공사진을 촬영, 현지 부대에 지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조위는 윤자중 당시 공군참모총장이나 이희근 당시 공군참모차장 등이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내란 집단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은 점, 계엄회의에 적극 참여한 점 등으로 미뤄 공군 지휘부가 5·18 민주화운동 진압 과정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봤다.

해군(해병대)은 광주에 출동시킬 목적으로 해병대 1사단 3연대 33대대 병력을 마산에 대기시켰다가 계엄군의 진압 작전 변경으로 해병대 추가 투입의 실효성이 떨어지자 4일 뒤 출동 해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조위가 확인한 당시 2군 계엄사령부의 ‘계엄상황일지’에 따르면, 해군은 5월 22일 ‘소수 폭도가 선박을 이용해 목포항을 도강한다’는 정보에 따라 해군 309편대를 긴급 출항시켜 경비하는 등 육군과 합동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다만 특조위는 당시 계엄사령부가 수원과 사천의 전투기, 공격기에 폭탄을 장착한 채 대기시킨 것이 광주를 폭격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또 공군에 의한 광주 폭격을 실제 진압 작전 계획으로 검토했는지에 대해선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는 한국 공군이 5·18과 관련된 당시 자료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으며, 당시 공군 관계자들이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공군 관계자 중 일부는 조사에 불응하는 등 결론을 내리는 데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특조위는 또 5·18 당시 존재했던 ‘광주 폭격설’ 또는 ‘광주 폭격 소문’과 관련, 그 진원이 당시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 주둔 중이던 미 공군 관계자들이라고 확인했지만 무엇을 근거로 이 같은 계획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