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사들은 2019년 상용화를 목표로 5세대(G) 네트워크 통신 장비 및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각 사의 5G 시스템 준비 모습. 자료사진

- 6월 5G 네트워크 경매 앞두고 우려 목소리

정부 경매가격 상승시키려
3.5㎓ 대역 쪼개 내놓을 듯

특정사업자가 80㎒ 획득해도
다운로드 주파수는 48㎒ 불과
70㎒ LTE 속도에도 못 미쳐

업계 “100㎒ 미만 분할경매 땐
5G 조기구축에 어려움 겪을듯”

오는 6월 5세대(G) 네트워크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경매 방식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5G 주파수 경매에 나올 대역으로 3.5㎓ 대역 300㎒ 폭과 28㎓ 대역 인근 1200∼2800㎒ 폭이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정부가 총 경매가격 상승을 위해 전국망 용도로 사용될 3.5㎓ 대역을 100㎒ 미만으로 잘게 쪼개 경매에 내놓을 공산이 커 논란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 경우 승자의 저주는 물론, 경매 결과에 따라 자칫 롱텀에볼루션(LTE)보다 느린 5G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G 초기 전국망은 3.5㎓ 대역이, 보조망은 28㎓ 대역이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당 대역들은 기존 LTE에서 사용되던 FDD 방식의 주파수가 아니라 TDD 방식의 주파수다. FDD 방식의 경우 업로드, 다운로드 주파수를 분리하지만 TDD 방식은 업로드, 다운로드 주파수를 공유하며 시간대별로 이를 처리한다.

이 때문에 3.5㎓ 대역에서 이동통신 3사가 나란히 100㎒ 주파수를 획득했다고 해도 실제 다운로드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60㎒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등 TDD 방식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국가의 경우 대부분 3(다운)대 1(업)대 1(가드 타임)로 업로드와 다운로드 시간대를 배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파수 경매 결과에 따라 특정 사업자가 80㎒ 획득에 그칠 경우다.

이 경우 다운로드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48㎒(80×0.6)에 불과해 5G의 속도가 LTE보다 느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LTE 다운로드 주파수로 SK텔레콤은 70㎒,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50㎒씩을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2019년 3월로 예정된 5G 상용화 시기에는 5G 주파수를 묶는 ‘듀얼 커넥티비티’ 기술을 통해 전국망 3.5㎓와 보조망 28㎓가 묶음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LTE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경우 5G의 사용성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28㎓의 경우 대역폭이 넓어 속도가 빠른 대신 초고주파수의 특성상 커버리지가 좁아 촘촘한 장비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국망 구축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이는 28㎓보다 주파수 폭이 좁아 속도는 느리지만 상대적으로 저주파 대역(넓은 커버리지)인 3.5㎓가 5G 초기 전국망 역할을 하는 이유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100㎒ 미만으로 주파수를 쪼개 경매하려는 이유로 경매가격 상승을 꼽고 있다. 만일 정부가 3.5㎓ 대역 300㎒ 폭을 100㎒ 단위로 경매에 내놓고 이통 3사가 나란히 100㎒씩 가져가면 다툼의 소지가 별로 없어 경매가격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3.5㎓ 대역 300㎒ 폭을 100㎒ 미만으로 쪼개 경매할 경우 경매가격이 훨씬 높아진다”면서 “5G 장비 구축 등에 들어가는 투자 비용 등을 감안하면 5G 조기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월 19일 주파수 할당대가 산정기준 등을 변경한 전파법 시행령 및 고시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데 이어 5월 5G 주파수 할당공고를 할 예정이다. 올해 연말 5G 칩셋 개발과 5G 전국망 구축이 완료되면 내년부터는 스마트폰에서 5G 이동통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