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액면분할 효과’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직원이 이날 액면분할(액면가 5000→100원)을 결정한 삼성전자 주가 변동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주당가액 5000원→100원으로
“매입부담 줄여 투자 저변확대”
주가 급등… 전일比 6.43%↑

배당금 총 5조8000억원 지급

삼성전자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50 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주당 300만 원에 육박하면서 일반 국민은 좀처럼 사기 힘든 ‘황제주’로 꼽혀 온 삼성전자 주식은 5만~6만 원(31일 오전 10시 현재 거래가 기준 환원시)을 오가는 ‘국민주’로 거듭날 전망이다. 증권가에는 삼성전자가 지난 20년 동안 제시한 주주환원 방안 중 가장 강력한 카드가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는 주식 액면분할을 비롯한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주식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 동의를 받는 대로 5월쯤 액면분할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발행 주식 수는 현재 1억4700만 주에서 75억 주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주가가 실적 개선과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힘입어 300만 원에 육박했고, 일반인이 매입하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액면분할을 통해 문턱을 낮추면 더 많은 일반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기회를 얻게 되고, 2018년부터 대폭 증대되는 배당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액면분할이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 주식 거래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발표한 2018~2020년 주주환원 정책을 조기 적용해 2017년 배당 규모를 잉여현금흐름의 50%인 5조8000억 원으로 정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35분 현재 액면분할 소식에 힘입어 전일 대비 6.43% 급등한 264만9000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연결기준) 매출 239조5800억 원과 영업이익 53조6500억 원의 확정 실적을 이날 공시했다. 같은 해 4분기에는 매출 65조9800억 원·영업이익 15조1500억 원 등을 기록, 연간·분기 기준 모두 매출·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