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증권가 전망

삼성전자의 50대1 주식 액면분할이 큰 호재로 작용해 주가를 밀어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다만, 효과가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1일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결정은 ‘대장주’라는 측면에서 다른 회사들의 액면분할과는 분명히 다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액면분할은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주가 상승을 노린 기업들의 액면분할이 잦아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시들해졌고, 하루짜리 반짝 호재 정도로 많이 약화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36개 기업(합병 및 상장폐지 2개사 제외)이 액면분할 재상장을 마쳤는데, 이들 중 26개(72%) 기업 주가가 재상장일 종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늘 관심을 두는 대장주이면서도 주당 가격이 높아 접근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액면분할로 잠재 수요를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원래 액면분할은 주식을 단순히 쪼개는 것으로, 이론적으로는 가치 변동에 영향을 주는 행위가 아니다”면서도 “삼성전자는 한 주당 가격이 워낙 높으므로 지금 액면 분할을 하면 관심 있는 개인들에게 접근성이 높아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액면분할이 당장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반도체 업황 등 삼성전자의 전반적인 펀더멘털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액면분할로 접근성이 높아진다고 해도 실제 실적 측면에서 흔들린다면, 대장주라고 해도 결국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격을 쪼개서 거래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정도의 수급성 호재로 작용하는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반도체 수요 등 시장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주가 상승 효과가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