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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외압 수사도 대기

박근혜 정부의 황태자로 군림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3연타 사법처리’ 위기에 직면했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묵인한 혐의로 전날 열린 1심에서 징역 8년형을 구형받은 우 전 수석은 30일 민간인 등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첫 공판을 시작한 데 이어, 최근 불거진 사법부 외압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민정수석의 무소불위 권한의 경계선을 명확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원 불법사찰 혐의와 관련해 이날 새로 시작된 우 전 수석 재판은 국가정보원에 지시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나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 공직자와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불법 사찰하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의 운용 상황을 보고받은 혐의(직권남용 등)로 4일 추가 기소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앞선 국정농단 관련 사건과는 달리 우 전 수석이 구속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혐의다. 우 전 수석은 자신에게 사찰 결과를 비선 보고한 혐의를 받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과 함께 30일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나상용) 심리로 재판을 받는다.

앞서 우 전 수석은 전날 검찰로부터 징역 8년의 중형을 구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우 전 수석의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결심(結審) 공판을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했다. 지난해 4월 17일 처음 재판에 넘겨진 지 9개월여 만이다. 당시 우 전 수석은 최순실 씨의 각종 이권 개입 사실을 알면서도 방조한 혐의(직무유기)와 자신에 대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한 혐의(특별감찰관법 위반) 등을 받았다. 게다가 우 전 수석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일어 지난 26일 시민단체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사법부 자체 조사 결과 법원행정처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항소심 재판 때 청와대 측 우 전 수석의 문의를 받아 판결 전망 등을 파악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