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김정은, 리설주와 시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평양제약공장을 시찰하고 공장 현대화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올 들어 김 위원장의 현지 시찰은 12일 국가과학원, 17일 평양교원대학에 이어 세 번째다. 연합뉴스

추가제재 오른 ‘원유공업성’
원유 수입 담당하는 北부처
생명줄 끊겠다는 강경 의지
北·美관계 여전히 ‘살얼음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보름 앞둔 24일 북한의 에너지 확보에 핵심 역할을 하는 원유공업성을 겨냥한 초강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재 진행 중인 남북대화와 무관하게 북한의 ‘생명줄’을 끊어놓는 제재·압박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동시에 이는 한·미 간 대북정책 ‘엇박자’ 우려 속에서 ‘최대의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 것으로, 북한 반발이 예상되면서 북·미 간에 ‘살얼음(thin ice)’판 위를 걷는 대립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대북제재 대상 추가는 지난 22일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23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발언을 행동으로 구체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원유 수입을 담당하는 원유공업성을 제재대상에 올리면서 북한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는 북한과의 불법 거래를 용인해온 중국에 보내는 경고장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베이징청싱무역·단둥진샹무역유한공사 등 중국 무역회사 2곳을 이날 제재대상에 추가한 것은 중국의 전면적 대북제재 동참을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이날 베트남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한반도는 국제사회가 핵무기를 용인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한반도 비핵화를 우선적으로 추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이는 북핵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상태에 달했다는 평가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문제가 미국의 동북아 및 아시아·태평양 전략에도 직결되는 ‘글로벌 현안’인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압박과 대북 군사적 행동까지 포함한 모든 옵션(선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정부·정당·단체 연합회의
‘남북교류 확대’ 호소문 채택
“核보검, 장애물 매도는 궤변”

‘核있는 평화’선전 의도인 듯

북한이 24일 김정은 신년사와 관련한 정부·정당·단체 연합회의를 열고 북핵을 ‘정의의 핵 보검’이라고 주장하면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남북교류 확대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채택했다. 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핵 있는 평화론’(nuclear peace) 선전장으로 삼는 한편 한·미 간 이간질과 국제 제재 무력화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하신 조국통일 과업 관철을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 연합회의가 24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연합회의에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의 보고에 이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토론했다”며 “올해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나갈 데 대해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해내외(국내외)의 전체 조선 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도 채택됐다며 호소문 전문을 별도로 게재했다. 호소문은 북핵 문제와 관련, “주체 조선의 핵 보검에 의해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믿음직하게 수호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부정하며 외세에 빌붙어 무엇을 해결하겠다고 돌아치는 것처럼 가련하고 어리석은 일은 없다”라며 “민족의 핵, 정의의 핵 보검을 악의에 차서 걸고들며 그것을 북남관계 개선의 장애물로 매도하려는 온갖 궤변과 기도를 단호히 짓부셔 버리자”고 주장했다. 이는 평창올림픽을 핵 보유국 공식화와 함께 핵 있는 평화론 논리를 선전하는 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내보인 것이다.

호소문은 또 “북남 대화의 문이 열리고 민족의 중대사들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는 오늘 미국의 흉물스러운 핵 전략자산들과 침략무력이 남조선에 버티고 있을 아무런 이유도 없다“며 “미국의 무모한 핵 전쟁 도발책동을 짓부셔 버리기 위한 반전 평화옹호투쟁에 총궐기하자”고 요구했다.

호소문은 이어 “북남 사이의 접촉과 왕래,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하자”며 “시대착오적인 법적, 제도적 장치들을 제거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하늘길, 배길, 땅길로 자유롭게 오가며 혈육의 정을 잇고 화해단합의 대세를 적극 추동해 나가자”고 밝혔다. 평창올림픽으로 시작된 남북 대화를 한·미 동맹 이간질과 경제 제재 무력화에 활용하려는 전술을 드러낸 셈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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