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톳된장국수. 버섯 등을 함께 넣고 끓여낸 바지락 육수에 된장이 풀리고, 고명으로 톳까지 얹혀 색다른 식감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톳, 저칼로리에 식이섬유 풍부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인기몰이
시금치보다 철분 3~4배 많아
독특한 향과 맛 ‘색다른 느낌’

된장 베이스 요리와 찰떡궁합
담백한 국물·쫄깃한 면과 조화
오이와 새콤달콤 무쳐도 ‘그만’

겨울철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후루룩 후루룩 불면서 먹는 국수다. 옛날에는 밀가루가 비싸서 서민들은 먹지도 못하는 귀한 음식이었는데 밀가루가 대중화되면서 다양한 국수가 생겨났다. 국수는 보통 그 지역에서 많이 나고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맛을 내는데, 서해안은 바지락이 들어간 해물칼국수, 제주도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고기국수가 유명하다. 내륙 깊은 곳에 자리한 경북 안동은 한반도에서도 국수 문화가 크게 발달한 곳이다. 서울 등 도심에서도 ‘안동국시’라는 메뉴를 심심찮게 찾을 수 있는데, 안동 국수의 특징은 밀가루로 면을 반죽할 때 안동 지역에서 두루 재배하는 콩으로 만든 생콩가루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요리가 참 재미있는 것은 기본 재료에 조금만 다른 식재료를 가미하면 전혀 색다른 맛과 향을 지닌 메뉴로 변신한다는 점이다. 마치 패션에서 기본 정장에 포인트가 되는 가방이나 머플러, 액세서리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국수도 마찬가지다. 만드는 방식과 재료에 따라 다양한 국수가 만들어지는데, 톳 같은 해조류를 넣어 만든 국수도 모양새나 향이나 맛에서 아주 색다른 느낌을 준다.

남해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덕분에 해산물·해조류와 관련된 음식에 대한 기억들이 유독 많은데, 어머니가 끓여주셨던 톳된장국수는 손맛이 느껴지는 그리운 메뉴다. 어렸을 때 많이 먹어서 개인적으로는 익숙한 메뉴인데 주변에 소개해주면 굉장히 신기해한다.

톳은 옛날 보릿고개 시절 곡식을 조금 섞어서 톳밥을 지어 먹기도 했는데, 지금은 별미로 즐기는 음식이 됐다. 일본 사람들이 매우 좋아해서 한때는 국내에서 채취되는 톳이 전량 일본으로 수출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웰빙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은 톳은 특히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무기질과 요오드, 철 등이 풍부해 몸에 부족한 영양분도 보충해 주면서 성인병 예방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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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철분은 시금치의 서너 배 이상 들어 있어 빈혈 증세에 효과적이다. 칼슘·칼륨도 풍부해 혈압이 높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해초 샐러드로 소스에 찍어 먹거나 비빔밥에 넣어 함께 먹는데, 오이와 함께 내놓는 톳오이무침도 인기 메뉴다. 무기질이 풍부한 톳에 비타민이 풍부한 오이를 넣고 새콤달콤 무쳐내는데, 영양적으로나 맛의 조화로나 좋은 궁합이다.

톳 외에 톳된장국수의 가장 기본이자 맛을 좌우하는 핵심 재료는 뭐니뭐니해도 된장이다. 요즘은 시중에 파는 된장들도 잘 나와서 가끔 사다 먹게 되는데, 그래도 고향의 향수 가득한 집된장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된장을 재래식으로 담그는 법을 살펴보면, 늦가을에 노란콩을 무르게 삶아 네모지게 메주를 빚고 따뜻한 곳에서 곰팡이를 충분히 띄워 말려 뒀다가, 음력 정월 이후 소금물에 넣어 장을 담근다. 장맛이 충분히 우러나면 국물은 간장으로 쓰고, 건더기는 소금간을 해서 따로 항아리에 꼭 눌러 두고 된장으로 쓰는 것이다.

너무나 익숙해 새로울 것 같지 않은 된장 국물에 톳과 국수면을 넣으면 이색 메뉴 톳된장국수 완성이다. 톳은 된장과도 굉장히 궁합이 잘 맞아서 된장을 베이스로 하는 다른 요리들에도 종종 함께 이용된다.

톳 대신 모자반을 사용해도 좋다. 모자반을 넣으면 맛이 담백하고 톡톡 터지는 식감을 살린 요리가 된다. 톳과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릴 수 있는데, 모자반이 톳보다 좀 더 부드럽고 줄기에 기낭(공기 주머니)이 더 많이 붙어 있다.

톳, 된장, 국수 세 가지 식재료가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톳된장국수로 겨울철 건강 별미 식탁을 준비해보자. 구수하고 진한 된장 국물에 쫄깃쫄깃한 면, 톡톡 터지는 톳이 한데 어우러져 입맛을 끌어당긴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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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2인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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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3큰술(60g), 마늘 1/4t, 육수 6컵, 톳 한 줌, 바지락 10개, 대파 1/5개, 청고추·홍고추 각각 1/2개, 생면 2줌, 채소육수(건표고버섯 3개, 다시마 5㎝×5㎝ 2장, 무 50g, 물 8컵)

만드는 법

1. 육수는 물 8컵에 건표고버섯 3개, 다시마, 무를 넣고 끓여준다. 육수가 끓어오르면 다시마는 빼고 5분 정도 더 끓여 채소육수를 준비한다.

2. 준비된 채소육수 6컵과 함께 된장 3큰술을 냄비에 풀어주고, 끓어오르면 바지락을 넣고 좀 더 끓여준다.

3. 대파와 청고추, 홍고추는 슬라이스해준다.

4. 다른 냄비를 준비해 물이 끓으면 칼국수 면을 넣고 한 번 데쳐준다.

5. 데쳐낸 면은 된장육수에 넣고 끓여준다.

6. 채소육수에 들어갔던 표고버섯을 슬라이스해 5의 육수에 넣어준다.

7. 톳은 마지막에 넣고 한 번 더 끓인 후 완성하여 그릇에 담는다

조리 Tip

1. 톳은 광택이 있으면서 굵기가 일정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2. 톳을 씻을 때는 흐르는 물에 지저분한 것들을 털어내고, 그다음 찬물에 담가 20∼30분 정도 불린다. 이때 식초를 조금 넣고 씻어주면 해조류 특유의 비린 맛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