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 203 소정 변관식의 ‘외금강삼선암’은 여러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신축년 즉, 1961년 시기의 특징이 잘 드러난 좋은 작품이다. 다만 (제작연도의) 간지가 신축(申丑)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작가가 신(辛)자를 순간적으로 신(申)자로 표기한 것으로 추정한다. 소정의 화제에는 종종 탈자나 오자가 있다.”

케이옥션이 ‘24일 경매’에 출품한 소정 변관식의 작품 ‘외금강삼선암’도가 결국 경매에서 제외됐다. 그림 속 제작연도가 잘못 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는 문화일보의 22일 오전 확인 취재에도 불구하고 케이옥션은 위와 같은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한 후 24일 열리는 경매에 예정대로 작품을 출품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화일보는 케이옥션의 입장을 반영해 소정의 ‘외금강삼선암’도에서 1961년에 그렸다고 해 적어 놓은 ‘신축’의 한자어 간지(干支) 표기가 틀렸다고 이날 보도했다.(1월 22일자 25면 참조)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조합해 만들어진 우리 간지 체계에 따르면 1961년에 그렸다는 의미로 쓰인 ‘申丑’은 오기(誤記)로 ‘辛丑’으로 쓰였어야 마땅하다.

화단에서도 그 같은 한자어 표기 실수로 작품의 진위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벌어져선 안 될 실수가 일어났다’는 쪽이 주류를 이뤘다. 한 미술평론가는 “화가가 그림 위에 쓰는 시문인 화제(畵題)의 경우 남의 작품을 옮겨 쓰다 보니 간혹 그 같은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간지를 잘못 표기하는 실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일보의 그 같은 보도와 그로 인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케이옥션은 해당 작품에 대한 경매를 예정대로 진행하려 했으나 22일 오후 확인 결과 문화일보의 보도가 나간 후 출품이 취소됐다. 케이옥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이번 경매 작품 도록에서는 ‘외금강삼선암’도가 삭제됐고, 공지사항에는 ‘▶Lot 203 소정 변관식 출품 취소’라는 내용이 올라 있었다.

케이옥션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작품이 진품이라는 것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기 때문에 해당 작품 경매를 예정대로 진행하려 했으나, 경매를 의뢰한 원소장자가 작품이 구설에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작품을 내려달라고 요청해 출품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