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공급 업체 타격
한국 주력 부품은 낸드 플래시
시장 넓힌 삼성, 큰영향 없을듯

미국 애플의 아이폰 신모델 판매가 새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자, 정보기술(IT) 부품 업계로 ‘불똥’이 튀고 있다.

22일 대만 언론이 아이폰 부품 공급 업체들의 근황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아이폰X 뿐만 아니라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 판매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등의 공급 주문이 축소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추가로 15~30% 줄어들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에 IT 부품을 납품하는 관련 업계는 아이폰X 1분기 판매량을 애초 예상한 5000만 대에서 3000만 대로 낮춰 잡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분기에 하강 곡선에 들어선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의 판매 저조 여파가 아이폰X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대만 현지 부품 업계는 춘절 연휴(2월 15~21일)와 연계해 2월 생산을 임시로 아예 중단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한국의 버팀목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낸드 플래시를 중심으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낸드 플래시는 각사의 공급 증가를 앞둔 상황이어서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 제품 가격 하락 국면에 애초 예상보다 빨리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는 자사 낸드 플래시의 가장 큰 수요처로 SSD(컴퓨터에 최근 널리 쓰이고 있는 낸드 플래시 기반 저장장치)용 시장을 개척,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여 놓은 상황이어서 큰 영향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D램의 경우에는 빅데이터 혁명에 힘입은 폭발적인 서버 시장 확대가 시장 확대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어 아이폰 판매 부진에 따른 수요 부진 여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17년 서버용 D램 총수요는 2Gb 기준으로 126억4200만 개로 모바일 D램(192억7000만 개)의 뒤를 이을 정도로 관련 시장 규모가 급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