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反통합파 비례대표 제명
내부정리 갈등 최소화 주장
安측,일단 ‘수용 불가’ 입장
“공식 접수되면 공론화 착수”

安·劉, 청년 대상 토크콘서트
통합신당 비전 알리기 주력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19일 국민의당이 반통합파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 처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통합파와 반통합파가 대립하고 있는 국민의당이 조속히 ‘합의 이혼’을 마치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신당 창당에 매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지만, 국민의당 통합파 내에서도 ‘합의 이혼’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유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우리와 뜻을 같이했는데, (한국당에서) 출당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당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며 “정치인은 정치적인 의사를 존중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 통합파와 반통합파가 정치적인 어떤 합의를 할 수 있느냐에 달린 문제”라면서도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뭉치는 게 정당의 힘이라 생각한다”고 거듭 말했다.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의원 등 반통합파 비례대표 의원들을 출당시킴으로써 반통합파와 하루빨리 갈라서야 한다는 얘기다.

유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국민의당 내분이 장기화하면서 통합신당을 향한 국민적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합의 이혼’에 반대해 온 안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유 대표는 전날(18일)에도 “공동 통합선언에 동의하지 못하는 인물이 국민의당에 있다면 통합신당이 출범할 때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여전히 ‘합의 이혼’에 부정적이지만, 그의 주변에선 기류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통합파의 이태규 의원은 “비례대표 출당 요구가 당에 공식적으로 접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내보내 주겠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냐”면서도 “추후 이들의 요구가 정식으로 접수되면 당 윤리심판원 등에서 공론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다른 측근도 “‘이혼 서류’를 갖고 오지도 않았는데 먼저 도장을 찍어주겠다고 하는 것은 논리에 안 맞는다”고 여지를 뒀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청년층을 대상으로 ‘미래를 위한 통합과 개혁의 정치’라는 주제의 토크 콘서트를 열고 통합신당의 비전을 적극 알리는 행보를 이어갔다. 안 대표는 “7년 전 ‘청춘 콘서트’를 하던 시절만 해도 공감과 위로로 치유가 됐지만, 지금은 행동으로만 치유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청년 실업 등 악화되는 문제들에 현 정부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청년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면 통합신당도 성공한다”며 “능력 있는 정당을 만들면 정부·여당과 한국당을 갈아치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젊은 개혁 정당이 양 극단 정치세력의 이념 대결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청년 세대와 함께한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통합 국면에서 두 대표가 손을 잡고 각종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