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남북 선수단 한반도기 동시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과 관련한 심상치 않은 여론에 청와대가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핵심 지지층인 20∼30대에서 비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에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아이스하키 단일팀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도 청와대의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아직 평창올림픽까지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이 많다”며 “일이 다 된 것처럼 들떠 있을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의 참여로 평화 올림픽 구상이 실현되고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봤지만 예상치 않게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에 당혹해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하면서 분위기 조성에 나서기도 했지만 비판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가상화폐 문제에 이어 평창올림픽 이슈에 핵심 지지층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청와대에서 심각하게 여론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말을 앞세우기보다 차분하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때 보수 단체의 인공기 소각을 문제 삼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감 표명까지 하고 대회 이틀 전에 참가를 최종 확정한 적이 있다”며 “북한이 계속 변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무리하게 남북 합의사항에 당위성을 부여하다 북·남 관계를 마치 갑·을 관계처럼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총리는 “여자 아이스하키는 메달권에 있는 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자 이날 사과했다. 한편 청와대는 김수현 사회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이 18일 평창을 방문해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