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올 들어 수도권에 세 차례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가 시행된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서울지방경찰청 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이 차량 2부제에 동참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월드컵 기간 일시적 개선
장기간 계속땐 효과 줄어들어
‘차 1대 더사기’ 꼼수 우려도

환경부가 추진하는 ‘차량 2부제 의무화’(영업용 차량 제외) 정책의 효과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차량 운행을 강제로 억제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중국 등 외부 요인과 충남지역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차량 2부제를 의무화한다고 큰 변화가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충돌하고 있다.

환경부는 18일 과거 사례를 들어 차량 강제 2부제가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문화일보 1월 17일자 1·3면 참조) 환경부 관계자는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8년 중국 베이징올림픽 당시 차량 2부제가 의무적으로 시행된 바 있다”며 “당시 두 대회 모두 환경적 측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실제, 2003년 부산대 대기학과 교수팀과 국립환경연구원 연구조사에 따르면, 월드컵 당시 6일간 서울에서 시행된 차량 강제 2부제로 이산화황(SO2), 이산화질소(NO2), 미세먼지(PM10)가 각각 39%, 23%, 20% 줄었다. 다른 대기 오염원인 오존도 13% 감소했다. 이화여대 환경학과 교수팀 조사에서도 차량 2부제로 전체 평균 교통량이 19.2% 감소했고, 통행 속도는 32.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를 위해 일상적으로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민간부문 참여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차량 강제 2부제를 장기적으로 지속할 경우 오히려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사례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루카스 데이비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1989년부터 차량 강제 5부제를 시행 중인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경우 일산화탄소(CO)는 시행 전보다 2.8% 줄었지만, 그 외 수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데이비스 박사는 “차량 5부제 시행으로 택시 승객이 크게 늘고, 차를 한 대 더 사는 ‘꼼수’가 늘어 실질적인 감소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도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50㎍/㎥ 이상) 수준을 보였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에 황사까지 기승을 부렸다. 19일에도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나쁨’인 것으로 예보돼 또다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가 올해 들어 4번째로 발령될 예정이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