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사기업 상호 지분 허용
‘혼합 소유제’정책 통해 개입

중국 공산당이 국유기업의 사기업 지분 보유를 허용하는 ‘혼합소유제’ 정책을 통해 사기업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공산당이 인사권 등을 쥔 국유기업이 사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국유기업을 통한 사기업의 경영권 통제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 “국유기업에 대한 공산당의 장악력을 강화한 중국 정부가 최근 사기업에서의 존재감을 더 키우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여러 국유기업이 사기업의 지분 보유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홍콩의 한 증권 전략가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국가 경제구조의 큰 변화 속에서 모든 부문에 대한 국가 통제를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2013년 11월 국유기업 개혁을 위해 사기업의 국유기업 지분 보유 허용, 국유·외국계 기업의 사기업 지분 보유 허용 등의 ‘혼합소유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기업에 국유기업 지분 보유를 허용해 국유기업을 혁신하려는 정책 의도가 부각된 반면, 혼합소유제의 핵심인 국유기업의 사기업 지분 보유 정책은 그동안 간과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유기업들이 알리바바나 텐센트 같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 반도체, 고급 제품 제조업, 국방 분야 등의 민간 기업 지분 보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룸버그통신은 국유기업 경영권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강화한 공산당이 국유기업을 통해 사기업의 주요 의사 결정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배경을 분석했다. 지난해 국유 기업인 중신궈안(中信國安)집단이 민간 금융기업인 투머로홀딩스의 지분 14억 달러를 사들인 게 대표적이다. 샤오야칭(肖亞慶)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은 “국유기업이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사기업의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국유기업과 경쟁하는 분야의 사기업에 국유기업 투자는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이는 양날의 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은 18일부터 이틀간 제19기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19기 2중전회)를 열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헌법 개정을 논의한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