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주재 장·차관워크숍, 왜?

올해 업무추진 강조사항 전달
정책혼선따른 지지층이탈 차단
김동연부총리 靑보고도 정례화

신년 부처 업무보고를 받지 않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이 업무보고 종료 다음 날인 30일 전 부처 장차관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열기로 한 것은 최근 정부 내부 업무 엇박자 논란 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부처별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올해 업무 추진 강조사항을 확실히 전달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추진, 어린이집·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등과 관련해 업무 혼선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문 대통령 주재 장차관 워크숍 개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30일까지로 예정돼 있던 국무총리 주재 부처 업무보고는 29일까지로 일정이 조정됐다. 문 대통령이 2주에 한 번씩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참석자를 확대해 올해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키로 한 것이다. 책임총리 구현 차원에서 업무보고는 총리에게 맡겼지만, 연초에 대통령 주재 회의 자리를 마련해 공직사회에 확실한 메시지를 주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서울 강남 부동산 가격 급등 등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높아지자 공직 사회 기강 확립과 지지층 이탈 차단 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부처 간 협의와 입장 조율에 들어가기 전에 각 부처의 입장이 먼저 공개돼 정부 부처 간 엇박자나 혼선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업무 조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임명된 장관들이 소관 업무와 관련해 소신을 드러내는 경우가 조금씩 생기고 있는데 이를 존중하지만, 설익은 내용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정부 내에 가장 강조되는 단어는 조정과 협업”이라며 “부처가 개성과 자율성을 살려 나가되 혼선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18일 문 대통령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정례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부터 김 부총리의 청와대 보고를 월 1회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고 민생·경제 행보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9일 사회적 대타협 관련 양대 노총 지도부 면담, 22일 규제개혁 토론회, 25일 청년 일자리 점검 회의 등의 경제 관련 일정을 차례로 잡아놨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