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바뀔때마다 ‘정치보복’ 논란
MB, 박연차 비자금 수사 盧소환 등 충돌

현 정권과 전 정권의 충돌은 국내 정치계에서 반복돼온 역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전 정권에 대한 사정 바람이 불면서 ‘정치 보복’ 논란이 불거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취임 초기 ‘역사 바로 세우기’를 국정 목표의 하나로 삼고 일찌감치 전두환·노태우 정권을 겨냥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남인 박철언 전 장관이 슬롯머신 사건과 관련돼 구속된 데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이 12·12사태에 대한 책임 등 내란죄 혐의 등으로 차례로 구속됐다. 김 전 대통령은 집권 말기인 1997년 12월에 들어서야 두 전 대통령을 국민 통합 명분으로 특별사면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검찰의 사정 칼날이 전 정권을 향했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비자금을 수사하며 노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명박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대통령 기록물 유출 논란을 가지고도 크게 충돌했다. 최근 정부 조사에서는 2008년 ‘노 전 대통령의 대통령 기록물 유출’ 고발 사건을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기획관리비서관실이 주도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정권의 충돌은 보수-진보 정부의 교체기에만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대북 송금 문제를 두고 큰 갈등을 빚었다.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야당이 요구한 ‘대북 송금 특검’을 수용했고, 당시 김대중 정부의 핵심 인물이었던 박지원 의원과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구속됐다.

이 여파로 호남 지역 민심이 노무현 정부에 등을 돌렸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인 이른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과 관련한 비리 혐의 수사가 진행된 바 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