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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육감賞 이유리 양

엄마, 안녕하세요. 저 장녀 유리예요!

아마 엄마께서는 제가 이 편지를 쓰고 있을 때도 또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가 설거지를 하고 계실 거예요. 그래도 제 앞에서는 힘든 척 안 하고, 눈물을 삼키는 엄마를 보면 뭉클하고 항상 걱정돼요. 저는 엄마께서 저한테는 힘들면 힘들다 하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엄마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존재니까요. 제가 엄마한테 화내고 서운하게 할 때마다 속상하고 마음 아플 거예요. 저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엄마한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항상 같은 행동을 하고 있어서 저 자신이 너무 미워요.

엄마는 학교 끝나고 친구랑 맛있는 걸 사 먹으라고 용돈을 주시면서 엄마는 아깝다며 집에서 먹고, 일하는 식당에서 받은 빵이나 우유도 매일 가지고 와서 우리한테 주잖아요. TV에서도 예쁜 옷, 화장품이 나와도 비싸다면서, 우리 옷 한 벌 더 사주고 싶다며 채널을 돌리는 모습이 너무 속상해요. 우리한테는 항상 퍼 주시면서 왜 엄마한테 쓰는 돈은 아끼는 거예요? 그래도 저는 엄마께서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은 다 해주려고 하고 진로에도 힘 써주시며, 공부를 강요 안 하시는 게 너무 좋고 편해요. 그만큼 엄마가 절 믿고 있다고 느끼니 보람 있고 행복해요.

이번에 엄마께서 분리수거를 하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꼬리뼈를 심하게 다치셨잖아요. 물리치료 다니시고 한의원에서 침도 맞고 부항도 뜨고. 그 자국들을 보면 내가 그때 분리수거를 하러 갔으면 엄마께서 이렇게 힘드셨을까 싶어요. 아침마다 바쁘다고 이불도 개지 않고 밥상도 안 치우고, 쓰던 드라이기도 그 자리에 있어요. 아픈 몸을 이끌고 모두 치운 뒤 회사에 출근하는 모습을 보면 세계 최고 슈퍼 엄마예요!

제 15년 최대의 행운은 엄마 배 속에서 태어나 엄마의 딸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까 엄마, 엄마만 괜찮다면 다음 생에도 우리 엄마 해줄래요? 엄마한테 표현도 잘 안 하고 사랑한다는 말, 따뜻한 포옹도 오글거린다고 안 하는 못난 딸이지만, 저한테 엄마라는 존재는 지구가 태양이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엄마는 태양 같은 존재예요. 제 꿈은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는 거예요. 제가 성인이 되면 엄마 모시고 세계 여행도 하고 맛집 탐방도 하고 싶어요.

엄마. 엄마. 엄마. 매일 하는 말인데 지금은 엄마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눈물이 나요. 전 그 누구보다 엄마가 힘들다는 것, 엄마가 나를 많이 사랑한다는 것, 항상 걱정하고 있다는 것 다 알아요. 그렇기에 전 엄마한테 친구 같은 존재이자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어요.

5월 8일, 어버이날이잖아요. 저한테 어버이날은 엄마, 아빠를 위한 날이니까 두 분이 오늘 제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어버이날 선물로 사드린 신발 한 켤레는 엄마가 학교 끝나고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주신 돈을 오래전부터 모아서 사드린 거니까 아까워하지 마시고 예쁘게 잘 신어주세요. 여러 신발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엄마한테 어울리는 신발을 사드리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어느 매장을 가도 엄마에게 어울릴 만큼 예쁜 신발이 없었어요. 마음 같아선 크고 좋은 안마기를 사드리고 싶었는데 아직은 그 가격이 감당이 안 되네요. 그래도, 제가 돈 열심히 모아서 꼭 하나 사드릴게요. 항상 사랑하고 감사해요. 저한텐 선생님 같은 존재인 우리 엄마, 앞으로도 더 행복하고 못난 딸이 아닌 좋은 딸이 될게요. 엄마, 내가 제일 사랑해!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