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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임료 높은 행정소송 도맡아
일반 의사 출신자 보다 고수익

최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법조계에 대거 진입한 후 변호사 시장 내 빈익빈 부익부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전문성이 있다는 의사 출신 변호사 중에서도 병원장 출신은 사건 수임 단가가 월등히 높은 등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의 의사 출신 변호사는 100여 명으로 사법시험 합격 후 2000년대 초반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법조계에 투신한 경우가 많다. 이 중 10% 정도가 병원을 직접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변호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병원장 출신’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영업에 뛰어들어 종합병원 사건 등 이른바 ‘돈이 되는’ 사건 수임을 집중적으로 따낸다.

병원을 갖고 있는 변호사들은 주로 의료 분쟁이 적은 정신의학병원이나 요양병원 운영을 선호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일반 종합병원이나 외과병원에 비해 현금 흐름이 좋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방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했던 A 변호사는 주중에는 변호사 활동을 하고 주말에는 지방으로 가 병원 당직 등 행정업무를 봤다. 그는 “병원을 운영해 보니 이전에는 몰랐던 자금 흐름을 꿰뚫게 되고 행정적인 면에서도 노하우가 생기니 수임 단가가 높은 정부 등을 상대로 한 영업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사법시험 합격 후 변호사 활동 중 의학전문대학원을 마친 정신과 의사 출신의 B 변호사는 몇 년 전 서울 강남에 정신의학 병원을 개업했다. A 변호사는 변호사 생활에 노하우가 생기면서 아래에 의사를 두고 병원 개업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의사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개업했을 때는 수년씩 시간이 걸리는 의료 소송 분쟁이 들어오지만, 병원장 출신인 것이 소문이 나니 소송액이 높은 병원들의 행정소송이 들어오더라”며 “의료 분쟁도 소송액이 수억 원에 달해 높은 편이지만 병원들이 맡기는 행정소송은 액수가 몇 배 더 많다”고 말했다.

병원장 출신 변호사들이 대형 사건을 독점하면서 일반 의사 출신 변호사들은 주로 의료분쟁 소송을 맡고 있다. 의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일반 변호사들이 법무사·세무사와 직역 갈등을 빚고 생존경쟁이 치열한 것에 비해 의사 출신이라고 하면 전문성이 있어 나름 여유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병원 경영 유무에 따라 수임료가 크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