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與 지도부에 촉구

“칸막이 없이 자유롭게 시범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

여당 원내 지도부가 경제·노동단체와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 중인 가운데 경제계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특별법 제청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16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등 각종 청구서와 부담만 쌓이고 있다”면서 “노동 현안은 노동 현안대로 풀되,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국내의 4차 산업혁명 준비도 국가 순위는 25위에 불과하지만, 기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 등은 특정 부문에 치우친 데다 규제 특례 제도가 거의 없어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 선도를 통한 경제 강국 실현을 위해서는 혁신을 촉진하고 융·복합형 신산업 출현을 뒷받침할 통합적인 법적 기반인 4차 산업 특별법 등을 시급히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보화 기본법’ 개정으론 한계가 있고, 통합 법적 기반인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전체 영역을 아우르는 신기술·신제품 규제 특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현재 정부에서 논의 중인 ‘규제 샌드박스’(신사업에 한해 규제 한시적 미적용) 도입 건은 ICT 융합, 금융 등 특정한 부문에 치우친 채 논의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적어도 시범사업은 영역과 칸막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고, 부작용이 없으면 유관 법·제도를 고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정 운영과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바는 단기적인 정책에 집착하는 것”이라면서 “체질 개선 정책은 제대로 나온 게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앞서 경제계는 15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 △신산업 규제 완화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 건 등을 2월 국회에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빅데이터의 비식별 정보의 경우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지만 서로 조합해서 식별정보가 되면 사후적으로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관범·권도경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