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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해운사들 발주 잇따라
3036척 선박 새롭게 준비
올해만 1140억 달러 쓸 듯

한국 조선, 수주 잡으려면
구조조정 제대로 이뤄져야

글로벌 해운사들이 신조선 발주 및 인수 등을 위해 올해부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조선사들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상황이지만,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될 경우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조선해운 전문 리서치 회사인 크루셜퍼스펙티브의 코린 핑 CEO는 최근 세계 각국의 해운사들이 약 3036척의 선박을 새로 짓기 위해 향후 수 년간 2310억 달러(236조150억 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핑 CEO는 2018년 신조선 인도에만 1140억 달러(121조4100억 원)가 필요하고, 오는 2019년에 520억, 2020년에 580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일본 선사들이 1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아시아가 전체 38%를 차지해 유럽 선사(36%)들을 제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선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머물 전망이다. 2310억 달러는 전 세계 선사의 시가총액 1910억 달러보다 많은 수준이기 때문에, 펑 CEO는 “이 선박들이 리스나 자금 융자 등을 이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발맞추듯 글로벌 선사들과 에너지 기업들의 발주가 잇따르고 있다. 트레이드 윈즈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3위 해운사인 CMA-CGM이 1만4000TEU급 8척의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현대상선 등도 최대 20척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삼호중공업이 러시아 소브콤플로트와 LNG운반선 계약을 체결하는 등 조선업계에서도 수주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선사들의 몸집 불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발주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주 호경기를 눈앞에 둔 것과 별개로 조선 현장에서의 일감 절벽과 이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수주 이후 몇 년이 지나야 작업이 시작되는 만큼, 수주 가뭄의 여파가 올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수주와 별개로 내부의 구조조정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며 “지금 이를 해놓지 않는다면, 호재가 왔을 때 이를 제대로 잡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