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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페미니즘 정당성 논쟁
여성단체들 일제히 “역겹다”

프랑스 사회는 물론 전 세계가 원로 배우 카트린 드뇌브 등 프랑스 여성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번지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과 관련해 “남성들도 유혹할 자유가 있다”고 주장한 글의 후폭풍으로 들끓고 있다. 각국에서 페미니즘의 정당성 논쟁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성범죄자 옹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도 이어지고 있다.(문화일보 1월 10일자 36면 참조)

10일 카롤린 드 아스 등 프랑스 여성운동가 30인은 공영 프랑스 텔레비전에 보낸 서한에서 “유혹의 자유를 옹호한 여성들은 대부분 성폭력이나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자들의 편을 든 전력이 있다”면서 “이들이 성폭력을 사소한 문제로 만들려고 미디어를 또 한 번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프랑스에서 매일 수만 명의 여성이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한다”면서 “드뇌브 등의 글은 폭력에 고통받는 수많은 여성을 능멸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프랑스의 여성주의단체 ‘페미니즘 선언’도 트위터에서 “역겹다. 페미니스트를 공격하는 것과 성범죄 가해자들을 여성들이 옹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를렌 시아파(가운데 사진) 프랑스 여성부 장관(국가비서)은 프랑스 퀼튀르 라디오에 출연해 르몽드 기고문에 대해 “매우 모욕적이고 잘못된 것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로랑스 로시뇰(오른쪽) 전 프랑스 여성부 장관도 트위터에서 “남성의 욕망과 시선이 없이는 존재가치가 위협당할 것이라는 기이한 공포감이 인텔리 여성들로 하여금 이런 거대한 난센스를 쓰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사회당 대선 후보를 지낸 여성 정치인 세골렌 루아얄(왼쪽)도 트위터에서 “우리의 훌륭한 카트린 드뇌브가 이런 충격적인 서한에 동참했다는 게 너무 안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일 드뇌브와 카트린 미예 등 프랑스 문화계 여성인사 100인은 르몽드에 ‘성의 자유에 필수불가결한 유혹할 자유를 변호한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