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IOC본부 간 北장웅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10일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북한 선수단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한 뒤 차를 타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 EPA 연합뉴스

- 남북, 20일 로잔에서 평창회의

동시입장·깃발·단일팀구성 등
20일 이전에 미리 사전합의 뒤
스위스서 IOC와 최종협의할 듯

한국당 “한반도기 비웃음 살것”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이 현지시간으로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북한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문제를 논의하기로 하면서 남북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남북 동시 입장, 동시 입장 시 사용할 깃발, 남북 단일팀 등의 문제는 IOC와 협의해야 할 사안이기에 사전에 남북 간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 하지만 한반도기 사용 등과 관련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OC는 10일 남북한과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히며 “국기, 국가, 세리머니, 유니폼 등을 비롯한 북한의 참가 형식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 동시 입장, 남북 단일팀 구성 등이 성사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한국이 개최국이지만 대회와 관련한 사항은 모두 IO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20일 이전에 관련 내용에 대한 남북 합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실무회담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음 주에 남북 실무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IOC의 일정을 고려하면 다음 주 초엔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 남측은 지난 9일 고위급 회담에서 개회식 동시 입장을 제안했다. 실무회담에서는 단일팀 구성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단일팀 출전 가능성은 열려 있다.

남북이 동시 입장에 합의할 경우 관례대로 한반도기를 들 가능성이 크다. 2000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국제 경기 대회 남북 동시 입장 때는 9차례 모두 한반도기를 들었다.

하지만 한반도기 반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올림픽 개회식에서 개최국 깃발이 등장하지 않은 사례는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거듭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인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기를 내거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무력도발과 핵실험을 모조리 망각의 강물에 띄워 보내고 오직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는 상징으로 한반도기가 펄럭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이라면 세계인의 비웃음을 살 뿐”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경기장에 내걸리는 참가국 국기에는 태극기가 게양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반도기를 들면 태극기뿐 아니라 인공기도 개회식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시 입장이 이뤄지지 않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는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손에 하나씩 들고 입장했고, 대형 스크린에도 인공기가 등장한 바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