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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표단 단장에 펜스 부통령
北최룡해 오면 北美대화 기회

평창동계올림픽에 미국이 마이크 펜스(왼쪽 사진) 부통령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져 역시 대표단 파견을 결정한 북한이 어떤 인사를 단장으로 내세울지 주목된다. ‘북한 2인자’인 최룡해(오른쪽) 노동당 부위원장이 파견되면 평창에서 북·미 2인자 간에 대화가 이뤄지게 될 가능성도 전망된다.

미국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펜스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미국 측 고위 대표단장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이날 중 펜스 부통령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 대표단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을 이끌 인사로 고위급을 지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는 최 부위원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거론된다. 최 부위원장은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 대상이며 김 부부장은 미국 정부의 독자 제재 대상이어서 이들의 평창행은 논란이 될 수는 있으나 원칙적으로 평창행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한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북한 대표단장 후보군이다.

북한은 지난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당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당시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었던 최 부위원장,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권력 서열 2∼4위 인사를 한꺼번에 보낸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제재 내용이 무조건 대상자들의 입국을 막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들의 평창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상황에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북·미 대표단장이 평창에서 접촉을 갖게 된다면 양측 간 직접 대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북한 대표단장이 남북대화에 적극적인 문 대통령까지 예방할 경우 대북 대화 기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다만 ‘평창 빅매치’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미 국무부는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미국 대표단이 북한 대표단을 만날 어떤 계획도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부위원장이나 김 부부장 등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이 북한 대표단 단장이 될 경우 상황은 변할 여지가 있다.

한편 미국과 북한 대표단장 이외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국 고위급 인사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의 참석 요청을 받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최근 발표된 위안부 합의 재검증 결과 및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 따라 참석 보류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