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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을 이렇게 받으면 우리 잘립니다.”

세종시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이 모(68) 씨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공개한 감시·단속적 근로자용 ‘2018년 적용 최저임금 홍보 전단지’를 읽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씨는 “이 내용이 오히려 경비원들의 고용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취약업종 근로자 대량 해고 사태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며칠 앞두고 경비원 전원을 해고 통보한 일이 있었다. 현실과 동떨어진 임금 산정 방법을 담고 있는 최임위의 전단지는 이런 현장의 우려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전단지는 점심·저녁 식사 각 1시간, 야간휴게 3시간 기준으로 환산한 최저임금을 격일제 근무자는 월 246만2153원, 1일 교대제 근무자는 240만4894원~251만9413원으로 알리고 있다. 야간휴게를 1시간 늘려 환산하면 격일제 229만375원, 1일 교대제 206만1338원~251만9413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청소 및 경비 관련 단순노무직’ 월평균 임금은 157만1000원이다. 월급 200만 원을 받는다는 이 씨는 “전단지에 따라 임금을 올려줄 수 있는 아파트가 과연 있기는 하겠느냐”며 “임금을 (전단지에 기록된 최저임금보다) 덜 받더라도 자리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경비원,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취약업종 중심으로 최저임금 준수 여부 점검에 나선다. 한편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사업주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자리안정자금 2조9707억 원을 마련했지만, 한시적 지원인 데다 지원 대상도 30인 미만 사업장에 1개월 이상 근무 중인 ‘월급 190만 원 미만’ 근로자다. 잦은 야간 근무로 그나마 월급 190만 원이 넘는 이 씨 같은 경우, 정부 지원 대상도 아니어서 해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셈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그나마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진영 사회부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