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보로 4일 새롭게 지정 예고된 보물 제525호 삼국사기(三國史記·왼쪽)와 보물 제723호 삼국사기. 오른쪽 그림은 보물로 지정 예고된 김홍도의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 선비가 말을 멈추고 버드나무 위의 꾀꼬리를 바라보는 모습을 그린 풍속화다. 문화재청 제공

- 문화재청 지정 예고

삼국사기 2건 모두 9책 완질본
고려∼조선초 목판인쇄 보여줘

조선 초 판본 삼국유사 권1∼2
현존 않는 인용문헌 확인 의의
김홍도 ‘마상청앵도’ 보물 지정

김부식(1075∼1151)이 1145년(고려 인종 23년)에 삼국시대의 역사를 정리한 우리나라 최초의 관찬사서(官撰史書·국가 주도로 편찬한 역사서)인 삼국사기(三國史記)가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삼국사기의 국보 지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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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보물 제525호 삼국사기’ ‘보물 제1866호 삼국유사(三國遺事)’ 등 3건을 국보로 승격 예고하고, 조선 후기 최고의 풍속화가인 김홍도의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 등 8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정부는 역사적이거나 미술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 국가 차원에서 관리와 보호를 하게 되는데 그중 특별히 뛰어난 작품들을 국보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에 국보로 승격 예고된 것은 삼국사기 2건과 삼국유사 1건이다.

보물 제525호 ‘삼국사기’(1970.12.30 지정)는 1573년(선조 6년) 경주부(慶州府)에서 인출해 경주 옥산서원에 보낸 것으로, 조선 태조와 1512년(중종 7년)에 개각한 판(板)과 고려의 원판이 혼합된 것이 특징이다.

보물 제723호 ‘삼국사기’(1981.7.15 지정) 역시 보물 제525호와 유사한 판본을 바탕으로 인출한 책으로, 인출 당시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두 건의 ‘삼국사기’는 총 9책의 완질본이자 고려~조선 초기 학술 동향과 목판인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역시 국보로 승격 예고된 보물 제1866호 ‘삼국유사 권 1∼2’(2015.3.4 지정)는 조선 초기 판본으로, 비록 총 5권 중 권 1∼2권만 남아 있으나 결장(缺張)이 없는 인출본이다. 역시 국보(제306-2호)이며 ‘임신본(壬申本)’으로 알려진 1512년 간행 ‘삼국유사’ 중 판독하기 어려운 글자를 보완하고 현존하지 않는 인용 문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삼국유사는 14세기말(조선초)에 간행된 현존본 삼국유사 중 가장 빠른 간본인 ‘삼국유사 권 3∼5’도 국보(제 306호)로 지정돼 있다.

한편 조선 후기 이름을 떨친 김홍도의 ‘마상청앵도’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 ‘과로도기도(果老倒騎圖)’와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 등 회화작품을 비롯해 고려 시대 불경모음집인 금강반야바라밀경 및 제경집(金剛般若波羅蜜經 및 諸經集), 조선 후기 대표적 서예가인 원교 이광사(1705∼1777)의 서예이론서인 ‘서결(書訣)’ 또 나전칠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나전경함(螺鈿經函), 제작 기법이 뛰어난 사옹원인장(司饔院印章) 등 회화와 공예품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삼국사기는 우리의 정치성·민족성을 담아 역사를 가장 먼저 기술한 책”이라며 “이번 국보 지정은 국민에게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