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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내달9일까지 연장
하루 늘때마다 915만원 추가
일몰법안 처리지연 피해 심각
감사원장·대법관 공백 장기화

“與, 野를 협치 파트너로 보고
野, 반대위한 반대 벗어나야”

여야의 극한 대치로 2017년 마지막 임시국회 본회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법안 처리 지연에 따른 민생 피해, 감사원장 및 대법관 장기 공백 사태 등 폐해가 현실화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각계 원로와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행태를 “무책임한 정쟁과 불통 정치”라고 질타하면서 협치 분위기 속에 2018년 새해를 맞을 수 있도록 청와대와 여야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혈세 낭비’ ‘민생 피해’ ‘국정 파행’ 우려 = 지난 11일 문을 연 12월 임시국회는 당초 여야 합의에 따라 22일 본회의를 열고 23일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활동기한 연장 논란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논란 등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22일 본회의가 무산되는 바람에 회기가 내년 1월 9일까지 자동 연장됐다. 임시국회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임에도 여야 의원들은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기 중 매일 3만1360원씩의 특별활동비를 받는다. 회의를 열거나 법안을 처리하는 등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292명의 국회의원들(국무위원 및 의원직 상실한 의원들 제외)에게 하루 915만7120원, 한 달 2억7471만3600원의 혈세를 축내는 셈이다.

이우현·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방탄막도 연장됐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에 따라 검찰이 회기 도중 현직 의원의 신병을 확보하려면 반드시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본회의 일정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각종 일몰법안 처리 지연은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 관리법 개정안’ 처리 지연으로 600여만 명의 소상공인이 당장 내년부터 범법자가 될 위기에 놓였다. ‘고등교육법 개정안’ 처리도 늦어지면서 시간강사들의 대량 해고 사태와 비정규직 양산이 예상된다.

또 이미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와 민유숙·안철상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도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감사원장과 대법관 장기 공백 사태도 우려된다. 감사원장은 지난 1일 황찬현 전 원장 퇴임 후 공석인 상태다.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은 내년 1월 퇴임 예정이다.

◇“與·野, 발전적 정치 문화 이끌어야” =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27일 통화에서 “야당이 비판적 대안세력이 되기보다는 흠집만 내려고 문제를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보수의 논리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도 “국가 안보적으로 위기인 상황에서는 야당도 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승자독식 의회 구조에서 야당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대통령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야당에 내어줄 게 있으면 내어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효목·이은지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