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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틸러슨 제안’ 제동

“北도발중단 ‘소강기’ 있어야”
국무부 측 한발 물러섰지만
트럼프-틸러슨 조율 안된 듯

訪北했던 펠트먼 유엔 차장
“北은 대화시점 아니라고 봐”

미국 백악관이 13일 이틀 연속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무조건적 대북 대화’ 제안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새로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까지 나선 상황에서 사실상 북한과의 조건없는 만남 추진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평가된다. 틸러슨 장관의 대북 대화 제안이 백악관과의 조율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틸러슨 장관 경질설도 재부상하고 있다.

백악관은 전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의 논평에 이어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마이클 앤턴 대변인까지 나서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특히 백악관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틸러슨 장관의 대북 대화 제안이 백악관과의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과의 만남 제안은 북핵 해법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의 간극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최신 사례”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틸러슨 장관과 백악관이 의견을 같이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무부도 긴급 진화에 나섰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북정책이 바뀌지 않았다”고 수차례 강조하면서 “우리가 새로운 정책을 수립한 것이 아니며, 국무부와 백악관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이 먼저 핵·미사일 시험을 중지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언급한 뒤 “현재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어떤 증거도 보이지 않으며, 그런 점에서 지금은 대화를 위한 적절한 시간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한이 북·미 대화에 부정적이라는 견해가 나오면서 틸러슨 장관의 대북대화 제안이 표류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5~9일 방북했던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은 전날 비공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은 지금이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보며, 북한 정권은 억제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핵 개발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한편 태국을 방문 중인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이사회(CSCAP) 총회에 참석하는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국무부는 밝혔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