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法的보장 수정안 가결
집권당 11표 반란으로 통과

영국 의회가 13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조건 최종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의결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이번 법안 통과에는 11명의 집권 보수당 의원이 찬성 진영에 가담해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고 있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게 됐다.

이날 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보수당 도미니크 그리브 하원의원이 발의한 ‘EU 탈퇴법’ 수정안을 표결해 찬성 309표, 반대 305표로 가결 처리했다.

수정안은 의회가 다른 법안을 통해 브렉시트 조건 이행을 가결한 경우에만 내각 각료들의 행정명령 권한 사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공동체법의 우위를 폐기하고 EU 법규를 영국 법규에 옮겨 담으면서 최종합의안에 대해 의회가 표결하도록 규정한 정부의 EU 탈퇴법 제출안과는 차이가 있다.

그동안 의회에서는 거수기가 아닌,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 표결권 보장을 요구해왔다.

이날 수정안 통과는 집권 보수당 의원 11명의 ‘반란’으로 성사됐다. 수정안에 찬성한 스티븐 하몬드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나는 당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했으며, 의회의 의미 있는 (브렉시트 최종합의안) 표결권을 위해 내 원칙에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정안 가결 직후 보수당 부의장직에서 해임됐다.

총리실은 “의회 표결권에 대해 강하게 보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정안이 가결돼 실망스럽다”며 “수정안이 브렉시트 관련 법안 준비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