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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수 의협 비대위원장

“저수가를 비급여로 보전 유지
대형병원 쏠림현상 심화 불러
1·2차 의료기관 줄도산 우려”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는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의료계의 왜곡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1차 총궐기 이후 정부의 대화 제의가 오면 대화하겠지만, 진정성 없이 형식적으로 대화한다면 2차·3차 총궐기를 계속할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이필수(사진) 위원장은 11일 전날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문재인케어)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경찰 추산 약 1만 명)를 개최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비대위는 의사협회 대의원 총회에서 ‘문재인케어’ 반대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금지를 위해 구성된 특별위원회다. 문재인케어는 31조 원을 투입해 전체 의료비의 16.5%에 달하는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해 건보의 의료비 보장률을 63.4%에서 70%(2022년)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의협 집회의 가장 큰 이유는 ‘비급여의 전면급여화’의 반대다. 이 위원장은 반대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이 위원장은 “첫 번째는 국민의 건강권에 관한 문제인데, 의료계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두 번째는 충분한 건강보험 재정 대책 없이 추진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세 번째로 “의료계는 저수가를 비급여로 보전해 유지하고 있는데, 비급여가 전면급여화되면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해 1~2차 의료기관의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세 번째라는 게 의료계 내외의 대체적 평가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를 이해하려면 의료계의 특이한 수익구조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급여진료와 건강보험 혜택이 안 되는 비급여진료로 수익을 얻는다. 정부가 가격을 정하는 급여는 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통 원가보다 낮게 책정되고,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급여 진료를 짧게(3분 진료) 많이 보거나 정부의 가격통제가 없는 비급여의 가격을 올려 수익을 보전해왔다. 값비싼 비급여 진료는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늘렸고, ‘메디컬 푸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는 등 부작용을 양산했다. 결국 정부가 문재인케어를 통해 이러한 비급여를 모두 급여화하겠다고 선언했고, 의사들은 원가 보전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게 현재까지의 상황이다. 일각에서 의사의 ‘밥그릇 지키기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집회 이후 보건복지부는 “비대위의 대정부 요구사항에 대해 의료계와 조속히 만나 진지한 자세로 대화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은 한정된 만큼, 의사들이 원하는 만큼의 진료수익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료 인상 등 국민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