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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사 美軍 유해 제보’로 美특별공로훈장 받은 박순도 씨

“대한민국 지키다 희생된 美병사
67년만에 고향 보내게 돼 뿌듯”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특별한 훈장까지 받게 돼 감사할 따름입니다. 6·25전쟁 당시 희생된 많은 분이 하루빨리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6·25 전사 미군 유해 발굴 공로로 6일 미국 정부의 특별공로훈장과 감사패를 받은 박순도(56·사진) 씨는 “정보통신회사에서 지하매설 작업 등을 36년간 하다 보니 숱한 유골을 발굴했는데 6·25전쟁 참전 미군 유해를 발굴한 것은 처음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이날 대전 보훈회관에서 미국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 게리 스타크(예비역 해군 대령) 대아시아협력팀 국제협력관으로부터 특별공로훈장과 감사패를 받았다. 미 정부의 특별공로훈장은 안보에 이바지한 인물이나, 미국 국방조직에서 공로가 큰 민간인·외국인에게 주는 훈장 중 가장 훈격이 높다. 한국인 민간인 유해 발굴 제보자가 미 정부로부터 특별공로훈장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씨는 지난 3월 30일 충북 영동 일대에서 도로 공사 중 신원미상의 유해와 총알, 수통 등의 유품을 발견했다. 그는 유품이 6·25전쟁 당시 전사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국방부 유해발굴사업단에 유해 소재를 신고했다.

국유단은 함께 발견된 M1 총알 120여 발 등 유품 등을 분석해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일 것으로 추정, 한·미 공동 감식을 통해 1950년 7월 말 영동군 인근 전투에 참전한 미 1기병사단 예하 전투원 유해로 확인했다. 미군 유해는 6월 22일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 연병장에서 송환 행사를 갖고 67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박 씨는 “당시 통신관로 지하매설 작업 중이었는데 영동중학교 앞에서 맨홀이 많아 고민하다 짚은 곳에서 유골이 나왔다”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 유엔군 병사 유해를 유족 품에 돌려보내게 돼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국유단 관계자는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아직도 이름 모를 산야에 쓸쓸히 묻혀 있는 호국 용사들의 유해를 찾아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숭고한 호국 보훈사업”이라며 “더 많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의 적극적인 제보와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유단은 이번 유엔군 전사자 송환뿐 아니라 경기 양주시 신암리 지역에서 주민 제보를 통해 다수의 6·25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기도 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