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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망초심, 뇌기사명(不忘初心 牢記使命).’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간의 고위층 대화’ 폐막식에서 이 같은 중국 공산당의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캐치프레이즈를 그대로 인용해 “이번 대회가 전 세계 정당 지도자들로 하여금 ‘지켜야 할 초심’과 ‘기억해야 할 사명’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훌륭한 기회가 됐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여덟 글자는 지난 19차 당대회 개막식에서 시 주석이 강조한 핵심 단어로 중국 공산당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초심을 잊지 않고 사명을 되새기며 목표를 향해 분투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추 대표는 “신시대의 설계사인 시진핑(習近平) 주석께서 주창하신 ‘두 개의 100년’과 ‘중국의 꿈’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하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중국으로 출국하기 전 시 주석을 개별적으로 만나 “대북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의 핵심은 중국 당국이라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라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불가피성에 대해 또 한 번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시 주석과는 줄을 서서 기념촬영을 했고, 그 사이 영어로 짧게 “한반도 평화 안정에 대한 관심과 노력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시 주석은 답이 없었다.

‘신시대의 총설계사’는 중국에서 쓰이는 시 주석에 대한 숭배적인 표현이다. 중국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외치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불고 있는 거친 애국주의는 사드 보복 국면에서 한국 기업과 한국 국민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연설문 곳곳에 중국 공산당 체제 특유의 표현을 그대로 쓰는가 하면 한국 ‘국민’을 ‘인민’으로 바꿔 말하기도 했다. 한국 집권당의 대표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사명을 확신하고 북핵·미사일 국면에서 중국의 대응에 그 정도로 감사하고 있었는지 그가 베이징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몰랐다. 중국 관영 광밍르바오(光明日報)는 4일 추 대표가 “인류 운명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번 대회가 우리에게 답을 찾게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추 대표는 어떤 답을 찾아 돌아갔는지 궁금하다.

박세영 베이징 특파원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