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전문가 “사거리는 늘렸지만
탄두 150㎏ 소형화 능력 의문”

국내 전문가 “내부선전이거나
對美·對中압박 메시지일 수도”

북한이 ‘핵무력 완성’ 선언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재진입 및 유도기술 등을 여전히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한의 ‘핵무력 완성’ 주장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일단 북한이 내부 선전용으로 이 같은 주장을 내놓았을 가능성이 가장 크고, 미국의 비핵화 요구 무력화와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는 중국에 대한 강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30일 미사일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의 성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레멘은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에 올린 기고문에서 “화성-15형의 사거리는 1만3000㎞로 추정되며, 이는 미국 ‘참여과학자모임’(UCS)의 데이비드 라이트가 말한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엘레멘은 “이번 미사일이 150㎏의 탄두 중량을 설정해 실시된 것으로 분석되지만, 북한이 과연 100㎏의 핵탄두와 50㎏의 대기권 재진입체를 만들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한의 핵탄두 소형·경량화 능력은 50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레멘은 핵탄두와 재진입체 무게를 포함해 500㎏의 탄두를 실었을 경우 이번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대략 8500㎞로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한계에도 핵무력 완성을 주장한 것은 국내 선전과 미국 및 중국 압박용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자 6개 지면 중 5개 지면을 할애해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실현소식에 온 나라가 끓는다’ ‘경애하는 원수님 계시여 이 조선 제일 강대하다’ 등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에 대해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올해 신년사와 지난 9월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ICBM이 마감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만큼 다음 단계인 ‘핵무력 완성’을 짚고 넘어가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에 더해 미국과 중국을 향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핵무력 완성’ 주장과는 별개로 북한이 앞으로도 지속해서 도발할 것으로 봤다.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 역시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주장한다고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거나 제재를 풀어줄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도발하고 요구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주·박준희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