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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미사일 발사’ 中 입장은…

특사 홀대에 이어 中경고 무시
對北 접근법 근본적 고민 전망

접경 단둥지역 경제폐쇄 이어
추가적인 경제제재 나올 수도

중국이 북한의 미국 동부 도발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김정은 정권의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최근 이뤄진 시진핑(習近平·얼굴) 중국 국가주석 특사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의 방북에서 김정은 면담이 불발돼 홀대를 받은 데 이어 중국의 강도 높은 비핵화 압박과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29일 오전 3시17분 ICBM 시험 발사에 나서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속보로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관영 신화통신은 북한의 ICBM발사 10분여 만에 워싱턴의 미국 국방부를 인용해 북한의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것이 탐지됐다면서 긴급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한국군을 인용해 북한이 이날 새벽 평양 북쪽 지역에서 미상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새로운 대북 제재가 개시된 지 1주일 만에 나온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날 봉황망(鳳凰網)도 한국군을 인용해 북한이 1발의 탄도 미사일을 쐈다고 속보를 보냈다. 관영 환구망(環球網)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곧바로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 발사 시험 중지를 요구하는 중국의 입장을 무시하고 이날 도발을 강행한 것은 중국의 ‘뒤통수’를 때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과의 공조를 통한 대북 제재의 압박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아가 김정은 정권이 향후 ‘핵 보유국’을 선언하면서 국제사회와의 대치를 강화할 경우 중국의 대북 접근법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통제범위는 물론 영향권마저 넘어서고 있는 김정은 정권의 미래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시 주석은 이번 도발에 대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7∼20일 평양을 방문한 시 주석 특사의 면담을 거절했으며 중국의 대북 해법인 ‘쌍중단(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도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앞으로 상당 기간 국제사회의 대북 도발 규탄과 유엔 주도의 대북 경제 제재 강화에 적극 동참하면서 북한의 미래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에 들어갈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사실상의 중국의 대북 독자 제재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북·중 접경 단둥(丹東)지역 경제 폐쇄와 조·중 우호 다리 일부 폐쇄에 이어 추가적인 경제 제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북핵 압박을 위한 중국과 미국의 공조 체제가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