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의원 학술세미나 주최
“檢, 독점적 영장청구권 폐지”

22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함께 검찰 개혁의 핵심 화두로 꼽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공수처를 둘러싸고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전날 자유한국당이 선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를 주장한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을 위한 수사구조 개혁과 경찰의 과제’를 주제로 주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검찰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검사의 독점적인 영장청구권을 폐지해야 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 수사체제가 수사지휘권 및 영장청구권 제도를 매개로 검사에 의해 지배돼 경찰 수사의 성장과 발전을 원천적으로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검찰과 경찰이 사실상 동일한 수사기관임에도 계층화돼 있어 국민은 이중수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경찰은 기소와 재판을 고려하지 않고 송치하면 끝이라는 무책임한 태도를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준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 교수는 구체적인 대안으로 검사의 영장청구권 제도는 중장기적으로 폐지하되,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경찰 관련 비리사건과 더불어 금융·기업범죄 등 특수수사가 필요한 분야에는 검사의 직접수사를 허용하고,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한해 검사의 2차적·보충적 수사를 허용하는 방안이 있다”며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과 방향에 부합하고 영장청구권을 인정하는 등의 측면에서 수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자치경찰제 도입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다만 최근 경찰청 경찰개혁위원회에서 제시한 ‘광역단위 자치경찰제’는 중앙집권적 국가경찰체제를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자치경찰은 지역적 차원의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국가경찰은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전국적·국제적 차원의 수사를 담당하게 해야 한다”며 “경찰의 외부적 통제장치로 경찰위원회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