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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4구’ 에만 42% 집중
초과이익 환수 등 규제 없고
완공후 15년이면 추진 가능

건설사 “최근 문의 늘었지만
사업성 약해 활성화는 아직”

지난 8일 1987년 준공된 서울 서초구 잠원동 A 아파트에서 리모델링 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예상보다 많은 150여 명의 주민이 참석했다.

설명회를 진행한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아파트 입주자대표 측 요청으로 마련된 자리”라며 “여전히 재건축을 선호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설명회 종료 후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주민도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들어 노후 아파트 정비사업 방식 가운데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와 부동산 114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는 총 40곳, 2만1000여 가구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구 5곳, 서초구 4곳, 송파구 4곳, 강동구 4곳 등 ‘강남 4구’(17곳, 42.5%)에 집중돼 있다. 서울 외에 1기 신도시인 경기 성남시(7곳), 수원시(3곳), 안양시(2곳)에서 활발하다.

노후 아파트 소유주들의 리모델링 관심은 ‘초과이익 환수제’(조합원 1인당 평균이익 3000만 원 초과 시 이익의 10~50%를 국가가 환수) 내년 시행,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모델링 추진 시 이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아울러 준공 15년 후 추진이 가능하고(재건축은 30년), 사업 기간이 재건축보다 짧으며(최대 절반) 지방자치단체에 도로·녹지·공원 등을 무상 제공해야 하는 기부채납 부담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 강화 후 리모델링에 대한 문의가 예전에 비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2003년 처음 도입된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인기가 없었다. 14년 동안 불과 14개 단지(2900여 가구)가 준공됐을 정도다. 가장 큰 원인은 낮은 수익성이다. 층수를 더 올리는 수직증축과 일반분양이 금지돼 있어 주민이 내는 돈만으로 사업비를 충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2년 일반분양 허용(기존 가구 10% 내), 2013년 수직증축(15층 이상 최대 3층) 허용 및 일반분양 허용 확대(15%까지) 등 제도 개편으로 수익성 개선 여지가 생기며 리모델링으로 전환하는 단지가 늘었다.

건설업계에서는 리모델링 활성화 전망에 대해 아직 유보적이다. 대량 일반분양이 가능한 재건축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겠다며 다양한 구조 변경이 가능한 내력벽(건물 지탱 벽) 일부 철거를 허용하기로 했다가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2019년까지 유예한 것도 변수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