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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류說’ 알하리리 첫 인터뷰
“사우디에서 가족과 자유롭다”
레바논 대통령 “발언 의심돼”

수니-시아파 격돌‘중동 혼란’

사임 발표 이후 억류설이 나돌았던 사드 알하리리(사진) 레바논 총리가 12일 억류설을 부인하며 곧 레바논으로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그 동맹 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시아파)의 암살 위협을 언급하며 사임했던 그는 “레바논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사임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알하리리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퓨처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임 발표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내 사퇴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레바논 국민이 지금 레바논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점을 이 긍정적인 충격을 통해 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에서 가족과 함께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다”면서 사우디가 그를 사실상 납치·감금하고 이란의 레바논에 대한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사퇴를 종용했다는 이란과 헤즈볼라의 주장을 반박했다. 알하리리 총리는 수일 안으로 귀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앞서 헤즈볼라와 우호적인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알하리리 총리가 사우디에 있는 동안은 그의 말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가 자기 뜻대로 말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인 이란 간 갈등이 알하리리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예멘 후티 반군(시아파)의 미사일 발사로 격화되면서 중동은 점점 더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끝내 사우디는 지난 10일 후티 반군을 공습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를 주축으로 하는 수니파 연합군은 10일 시아파인 후티 반군 지도부가 있는 수도 사나의 국방부 건물에 두 차례 공습을 실시했다. 인근 주거 지역까지도 영향을 미쳐 8명이 다쳤고 주택 두 채가 무너졌다. 이날 공습은 지난 4일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향해 쏜 미사일의 출처가 이란이라고 미국 공군이 발표한 뒤 이뤄졌다. 그러나 후티 반군은 12일 “당시 미사일은 예멘에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바논과 예멘뿐 아니라 시리아와 바레인 등지에서도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BBC는 지난 11일 이란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 군사용 복합시설을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시리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기지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친미 국가인 이스라엘은 이란군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리아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동 안팎에선 친미 성향의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손잡고 이란을 고립시키려 한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바레인에서는 지난 10일 송유관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바레인 내무부는 “송유관 폭발은 이란이 연루된 테러로 인해 발생했다”고 밝혔으나 이란은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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