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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장관賞 김효준 군

보고 싶은 강호상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효준이예요. 벌써 저를 잊으신 건 아니시죠? 저를 귀엽다고 쓰다듬어 주시고 웃어주셨던 선생님의 얼굴이 보고 싶어요.

우리 가족은 작년 여름방학에 1층으로 이사를 와서 너무 신났어요. 저희 엄마·아빠께서는 저랑 동생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동생이랑 처음으로 집 안에서 술래잡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했어요. 아래층 눈치도 보지 않고 너무 즐거웠어요.

하지만 여름방학이 끝나갈수록 걱정이 커졌어요. 전학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친한 친구랑 헤어지고 새 친구를 만나는 것도 떨리고, 새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무서웠어요.

여름방학이 끝나고 엄마 손을 잡고 무정 초등학교로 걸어갈 때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어요. 1학년 3반 교실로 걸어가는 길을 멈추고 싶었어요. 처음 만나는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된 것 같았어요.

선생님께서는 저를 처음 만났을 때 어땠어요?

저는 선생님이 조금 무서웠어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친구들에게 새로 전학 온 저를 소개하고 잘 가르쳐 주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셨죠. 그래서 떨렸던 마음이 조금 진정됐어요. 친절하게 말씀해주셔서 무섭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처음으로 준이가 다가와서 말도 걸어주고 형처럼 도와주었어요. 선생님께서 서준이에게 부탁하셨죠? 정말 고마웠어요.

그런데 선생님, ○○이가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선생님께 말씀 드리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었어요.

선생님, 갑자기 태풍이 불어서 학교에 못 가게 된 날 기억하시죠? 저는 학교에 가지 않는 것보다 ○○이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게 좋아서 태풍이 고마웠어요. 점심을 먹다가 엄마가 제게 물어보셨죠. 처음으로 엄마에게 학교에 가기 싫다고 엉엉 울었어요. 친구가 괴롭힌다는 얘기를 듣고 엄마는 태풍이 부는데도 선생님을 만나러 학교로 가셨죠. 선생님과 엄마가 무슨 이야기를 했을지 궁금하고 걱정도 됐어요. 다음 날 수업을 마친 후 선생님께서 제게 물어보셨죠. 그다음부터 ○○이가 저를 괴롭히지 않았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시키시고 제게 말씀하셨어요.

“효준아, 잘했어. 효준이는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선생님 한마디에 조금씩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효준이가 자랑스러워.”

매일매일 선생님께서 칭찬해주셔서 용기가 생기고 자신감이라는 ‘비밀 친구’도 생겼어요. 0점·30점·40점 받아쓰기도 100점을 받게 되고 어려웠던 수학 문제도 잘 풀 수 있게 되었어요. 선생님께서 만들어주신 ‘비밀 친구’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외톨이였던 저에게 친구들도 생기고 더 이상 외롭지 않았어요.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로 가셔도 강호상 선생님은 저의 영원한 선생님이세요. 저는 동화와 동시를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선생님처럼 자신감 없는 친구들에게 비밀 친구 이야기를 써서 용기와 정의로움을 나눠 줄 거예요. 선생님, 저의 영원한 선생님이 돼 주셔서 고맙습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