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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이스탄불 국제도서전 개막
한국관 찾은 터키 여고생 페이자
“한국으로 교환학생 가는 게 꿈”

“안녕하세요=메르하바(Merhaba), 내 이름=페이자(Feyza).”

4일 ‘2017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이 개막한 터키 이스탄불 투얍 전시장의 한국관. 머리에 검은 히잡을 두른 터키 여고생 페이자(사진 오른쪽)는 출판사 북극곰이 설치한 전시 부스에서 한국어와 한글을 섞어가며 진지하게 상담했다. 친구 루야, 메렉과 동행한 페이자의 손에는 한류 드라마 ‘상속자들’의 번역서가 들려 있었다. 페이자는 “처음엔 한류 드라마, K-팝을 좋아하다가 한국 문학까지 알게 됐다”며 “터키 내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가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한국 잡지협회가 마련한 또 다른 부스 안. 소녀시대, 빅뱅 등 아이돌 스타들이 표지모델인 잡지를 발견한 관람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잡지를 뒤적였다. 예비 대학생이라는 메리엠은 “빅뱅 팬이다. 최근 나온 신곡 ‘무제’를 너무 좋아한다”며 “‘예쁘다’(www.yeppudaa.com)라는 한류 전용 터키 웹사이트를 통해 한국 드라마도 거의 실시간으로 즐긴다”고 했다. 동행한 친구 세브넴도 “BTS(방탄소년단) 팬인데, 한국에서 온 기자라면 BTS가 터키 공연을 올 수 있게 꼭 말씀 좀 전해달라”며 웃었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은 유럽의 프랑크푸르트·런던 도서전에 비해 지명도나 규모에서 떨어지지만, 시장의 잠재력 면에서는 단연 최고다. 올해로 36회째 전통을 쌓았고 전 세계 약 800개 업체가 참여한다. 무엇보다 장점은 8000만 터키 국민의 높은 관심이다. 매년 50만 명 이상 전시장을 찾고 있다.

이번에 한국은 주빈국으로 초청받아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한국문학번역원·한국만화영상진흥원·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의 공동주관, 네이버문화재단 후원으로 한국 도서 약 140종을 준비했다. 최윤·안도현·손홍규·김애란·천양희·이성복 작가 등이 참석해 ‘한국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열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양국 도서전의 주빈국 전시를 통해 출판물이 더욱 활발하게 교류되기를 바란다. 두 나라가 책으로 서로를 더욱 깊게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스탄불=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