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주혁 ‘아르곤’

김주혁 유작이 된 영화 ‘독전’
마지막 촬영 마치고 남긴 말
놀랄 정도로 강렬한 연기 보여

영화인들 SNS 추모글 쇄도
정용기 감독 “진정한 배우”
유아인 “애도는 우리의 몫”

“재미있게 잘 놀다 갑니다.”

30일 차량 전복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 김주혁이 자신의 유작이 된 영화 ‘독전’의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이 영화 제작자(임승용 용필름 대표)와 감독(이해영)에게 한 말이다.

이 영화는 아시아 최대 마약조직을 이끄는 정체불명의 보스를 잡기 위해 형사와 조직원이 손을 잡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주혁은 이 영화에서 중국 마약 시장의 거물 하림을 연기했다. 임승용 대표는 3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슬픔을 억누르는 듯 잠긴 목소리로 “(김)주혁과는 ‘방자전’(2010년), ‘커플즈’(2011년)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을 함께 하며 많이 친해져 친동생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해영 감독도 깜짝 놀랐다고 말할 정도로 ‘독전’에서 그는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며 “캐릭터 해석도 좋았고, 무엇보다 연기를 즐기면서 유연하게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임 대표는 또 “주혁의 촬영 분량은 다 찍었고, 노르웨이 촬영만 남았다”며 “내년 여름 개봉 예정인데 주혁의 팬들에게 오래 기억될 좋은 작품으로 완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인간적이고 따뜻한 매력을 보여온 김주혁은 올해 초 개봉한 영화 ‘공조’를 통해 악역으로 변신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는 한 영화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 ‘독전’을 촬영하며 ‘공조’ 때 연기한 캐릭터가 지닌 매력이나 강렬함과 차별성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감독님이 예민한 성격을 캐릭터에 부여해줘서 정리가 잘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소탈하고 엉뚱하면서도 인간미를 풍기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tvN 월화극 ‘아르곤’(사진)에서 진실을 추구하는 앵커 김백진 역을 연기하며 호평받았다.

한편 김주혁과 함께 작업했던 영화인들이 SNS에 그를 추모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커플즈’ 연출자인 정용기 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꼭 다시 한 번 같이 일하고 싶었던 배우가 먼저 우리 곁을 떠났다”며 “내가 기억하는 그는 진정한 배우였고, 품격있는 신사였다”고 썼다. 또 배우 유아인은 인스타그램에 “애도는 우리의 몫; 부디 RIP(Rest In Peace·평화롭게 잠들다)”라는 글을 올렸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