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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교수가 보는 ‘청년고용 문제’

“대학 입시 준비하듯 공부만 해서는 청년들이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없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부터 청년희망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희재 교수는 “청년 일자리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스 매칭에 있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은 지원할 만한 기업이 없다고 주장하고, 기업들은 뽑을 만한 인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기업을 운영해본 사람으로서 지원자들이 이력서에 쓰는 스펙은 그 사람을 평가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실제 지원하는 직종의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의미한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정작 중요한 일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적 감각을 갖춘 인재상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면 모든 기업에서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중소기업도 역량을 키워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회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임금 격차인 만큼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 해소 등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공정거래 확립을 통해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이 인수·합병되지 않고 점차 커나갈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중소기업들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없다면 창업은 물론 회사를 키워나갈 생각을 할 수 없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대기업만 살아남는 구조가 점차 심화하고 중소기업이 설 자리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년희망재단에서는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우수 중소기업을 지정, 하루 동안 전 지원자가 서류 등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면접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기업에 적합한 인재라는 것을 설명하고 직무 능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기회를 만들자는 취지다. 그는 “지원자 모두 서류 전형에 상관없이 면접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고 기업 역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중소기업들은 뛰어난 인재를 채용해 혁신의 밑거름으로 삼고, 청년들은 중소기업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상생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