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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81명… 역대 최대치 전망
“과거에 접한 사람들 다시 찾아”

최근 5년간 마약사범으로 적발된 사람이 5만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60대 이상 노인들의 마약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미성년자들의 마약 범죄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마약 사용이 늘고, 유통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정작 관련 예산은 뒷걸음질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성일종(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 마약사범’은 2012년 38명에서 지난해 121명으로 5년 사이 3.2배로 늘었고, ‘60대 이상 마약사범’은 566명에서 1378명으로 2.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50대 증가율이 최대 1.4배인 것을 고려하면 미성년자·노인 증가율이 유독 높은 편이다. 특히 올해 9월 현재 미성년자 마약사범은 84명, 노인은 1081명으로 정부 공식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미성년자·노인의 마약 사용 증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적 현상이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조성남 강남을지병원장은 “예전에는 마약을 구하려면 ‘사람’을 알아야 했지만, 지금은 SNS 채팅 등을 통해 마약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며 “노인들의 경우 과거 마약을 접한 사람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상태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마약을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마약에 대한 경각심 부족이 마약사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예방사업팀장은 “농촌 지역에 사는 노인의 경우 큰 경각심 없이 양귀비 등을 재배, 유통했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며 “수사기관의 적발기법 고도화도 적발률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약사범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정작 관련 예산은 줄어들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마약치료재활 사업 예산은 2009년 2억3200만 원에서 지난해 6000만 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재활치료 병원으로 지정된 한 병원 관계자는 “마약사범이 퇴소 후 1년간 무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병원은 관련 예산 부족으로 이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마약사범들이 쉽게 관련 교육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예산 확대가 절실하다”며 “예방교육에도 마약사범이 증가한 것은 예방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시스템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