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 소녀가 19일 브라질 상파울루시에서 열린 ‘재활용 파우더’ 반대 시위 중 ‘우리는 진짜 음식을 원한다’고 적힌 종이 팻말을 들고 사과를 먹고 있다. 작은 사진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들을 건조해 만든 재활용 파우더 ‘파리냐타’가 18일 기자회견장에 진열된 모습. AP연합뉴스

유통기한 임박 식품, 가루 재생
상파울루市 학교급식 등 배포
시민들 “동물사료냐” 거센 반발
안전성도 입증 안돼 조사 나서

브라질 경제성장률 -3.6%기록
재정바닥… 부패만연 최악 결과

브라질의 최대 도시 상파울루시가 빈곤층 지원 명목으로 ‘재활용 파우더(Reconstituted Powder)’ 배포 계획을 발표해 전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들을 정부가 수거해 건조시켜 가루 형태의 식품으로 만들어 빈곤층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학교 급식으로도 활용한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장기간 경제침체로 부정부패가 만연한 상태에서 정치지도자들은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면서 자원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빈곤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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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시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재활용 파우더는 우리 시민들의 굶주림을 해소하고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활용 파우더 식품의 이름은 가루를 뜻하는 포르투갈어의 파리냐를 따서 ‘파리냐타’라고 소개했다. 주앙 시장은 “파리냐타는 결속의 음식”이라며 “굶주림에 함께 맞서 싸우자”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파리냐타로 만든 빵을 조각내서 기자들에게 시식용으로 제공했다. 파리냐타를 개발한 가톨릭 단체인 로사나 페로티 측은 “파리냐타는 파스타 등을 만들 수 있는 가루나 작은 알갱이의 형태”라며 “우리는 오로지 좋은 식품만 생산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가난한 사람들은 동물 사료나 먹으라는 것이냐”라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주 의회 등에서도 재활용 파우더의 안전성을 놓고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급기야 상파울루 시 검찰은 재생 파우더의 원료와 제작 과정, 그에 따른 유해성 등에 대한 조사 입장까지 밝혔다. 검찰청의 호세 보닐라 검사는 “가장 큰 문제는 이 식품의 영양적 가치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라며 “현재 기소 단계는 아니고 이 재생 파우더가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조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상파울루 대학의 말리 카르도소 영양학과 교수는 “파리냐타는 식품이 아니다. 극도로 가공 처리된 제품”이라며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최근 브라질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자원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극도의 경제 침체를 겪었다. 2015년 브라질 경제 성장률은 -3.8%를 기록했고 2016년엔 -3.6%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 침체 등 외부의 원인도 있었지만, 부정부패의 만연과 포퓰리즘 정책의 남발이 경제 침체를 이끌었다. 실업급여 확대, 저가 주택 공급 등 무분별한 퍼주기식 정책을 펼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국영은행 자금 무단 사용과 부정부패 스캔들 등으로 탄핵되면서 14년 좌파 정권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중도 우파인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도 부패혐의로 기소 중인 상태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